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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기습 … 30~40대 젊은 환자 6년 새 40% 급증

서울에서 건설회사에 다니는 황모(40)씨는 요즘 치매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황씨는 평소 술을 자주 마셔 주당(酒黨)으로 통했다. 3∼4년 전부터는 하루 이틀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고 손이 떨리는 증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술만 먹으면 안정을 되찾았다. 음주 뒤 다음 날 아침까지 기억이 사라지는 일이 잦아지고 업무에도 지장을 받았다. 1년 전부터는 술을 마시다가 괜히 옆자리 사람에게 시비를 걸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폭력 성향을 보였다. 건강에 이상을 느낀 황씨는 지난달 병원에서 알코올성 치매 진단을 받았다.




젊은 치매 10명 중 1명은 알코올성

술·담배로 스트레스 풀려다 발병

병 진행도 빨라 1년 만에 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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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했던 40대 초반의 박모(농업)씨는 지난해부터 건망증과 언어장애가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해 화를 자주 냈고 농사일도 잊어버렸다. 건국대병원의 박씨 주치의는 “초로기(初老期)의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진단됐으며 젊은 사람은 진행이 빠른데 6개월간 병원을 찾지 않았다”며 “치료를 하지 않았다면 거동마저 힘든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성 질환으로 불리던 치매가 30~40대를 기습하고 있다. 한창 일할 나이에 치매로 고통받는 젊은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52만여 명이다. 이 중 대부분은 65세 이상으로 노인 25만6600여 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30~40대 치매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2006∼2011년 6년간 30~40대 환자 수는 876명에서 1221명으로 40%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 환자는 632명, 여성 환자는 589명으로 남녀 차이가 별로 없었다. 50대 치매환자도 2006년 3179명에서 지난해 6547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젊은 사람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혈관성 치매 등 노인에게 생기는 치매에 모두 걸릴 수 있다. 의료계에선 ‘노화’에 의한 질병인 치매가 젊은 층에서도 늘어난 것은 불황과 취업, 직장 스트레스 등을 술·담배로 해소하려는 세태와 관련 있다고 본다. 특히 알코올 과다섭취로 뇌의 기억 전반을 담당하는 해마가 손상을 입는 알코올성 치매 진단 비율이 젊은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다. 노인은 전체 치매환자의 0.3% 정도인데 젊은이들은 10%에 달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젊은 층이 알코올성 치매에 걸렸을 때 가장 흔한 증상은 갑자기 지인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2~3일 전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과 같은 기억력 장애”라고 말했다. 또 “뇌의 앞쪽인 전두엽이 손상돼 의부증·의처증 등 의심이 많아지고 충동조절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노인은 치매를 방치하면 보통 2∼3년 주기로 초기→중기→말기로 진행되는데 젊은이들은 진단 1년 만에 말기에 이를 만큼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승호 교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알코올성 치매는 진단기준이 비슷해 감별이 쉽지 않다”며 “치열한 사회생활과 경제적인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돼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최경규 교수는 “젊은 술꾼들은 자신의 알코올성 치매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알코올성 치매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증상을 방치하면 짧은 기간에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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