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하동·진안·양구·괴산군 4000명 조직적 위장전입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 사는 건설업자 이용훈(61)씨. 지난해 11월 밀린 건강보험료를 내려다 깜짝 놀랐다. 보험료를 연체했다며 은행계좌를 압류한 곳이 하동군이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하동군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해봤더니 주소지는 경남 하동군 북천면 직전리로 바뀌어 있었다. 몇 달 전 모임에서 “하동군 선거인단이 모자란다”며 지인이 신상정보를 적어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인구 줄자 선거구 살리기 꼼수

본인 뜻 무시, 지역 내 군인도 동원

 “주민등록지는 본인이 직접 바꿔야 하니 연락이 오면 적당히 거절할 생각이었죠. 설마 본인한테 말도 안 하고 주소를 옮기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공무원이 개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남 하동, 전북 진안, 강원도 양구, 충북 괴산 등 4개 군에서 공무원과 군민 4000여 명이 연루된 대규모 위장전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적발됐다. 권익위는 이들 사례를 경찰청·행정안전부 등에 넘겼다고 18일 밝혔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구, 행정조직, 지방교부세, 전입세대 지원금 등 정부 보조금은 인구에 비례해 정해지는데 인구가 줄어들자 공무원이 나서 대규모 위장전입을 저지른 것이다.



 하동군의 조직적 위장전입은 정치권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지난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19대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안 논의 과정에서 인구가 가장 적었던 남해-하동의 통폐합 문제가 일찌감치 이슈로 떠올랐다. 2011년 6월 말 기준 남해-하동 선거구의 인구는 정개특위가 잡은 인구 하한선인 10만4000명에 미치지 못하는 10만1759명이었다. 그랬던 이 선거구의 인구는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의 기준시점인 2011년 10월 말 10만4000명을 넘어섰다.



 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2011년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3092명이 하동군으로 전입했고, 이 중 2324명(75.2%)이 3~5개월 만에 다시 원래 주소로 돌아갔다. 단기간 조직적인 ‘선거구 살리기’ 운동이 벌어졌다는 뜻이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당시 하동군청·남해군청이 ‘인구증대 상황실’과 ‘전담반’까지 설치해 대대적인 주소이전 운동을 벌였다” 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구를 살리려는 하동군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올해 2월 정개특위에서 여야가 남해-하동과 전남 담양-곡성-구례 등 영호남 지역구 한 곳씩을 줄이자고 타협하면서 남해-하동은 인근 사천시와 통합됐다.



 수법도 다양했다. 강원도 양구군은 ‘인구 늘리기용’ 위장전입에 군인을 동원했다. 2011년 7~8월 양구군으로 주소를 옮긴 346명 가운데 333명(96.2%)이 사병 등 군인이었다. 양구군 공무원들이 직접 지역 부대를 돌아다니며 위장전입을 시킬 군인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괴산군은 아예 ‘내 고장 주민등록 갖기 운동’을 펼쳤다. 전북 진안군에선 한 공무원 주소지에 전국에서 온 11명이 동거인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조현숙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