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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표준특허’는 홀대, 애플‘디자인 특허’는 인정 … 미국 평결에 비난 쏟아져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에서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삼성은 “애플이 우리가 가진 표준특허를 도용했다”고 했고 애플은 “삼성이 디자인을 베꼈다”고 했는데, 배심원들은 삼성의 얘기는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애플 주장에는 대부분 수긍했습니다.



 이 평결은 기업들의 표준특허 확보 노력에 많은 고민거리를 던졌습니다. 지금까지 표준특허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특허’라는 측면이 강조됐습니다. 기업들로서는 로열티 수입도 그렇지만 ‘내 기술을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쓴다’는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애플이 표준특허가 아닌 디자인과 사용 환경(UI) 특허로 삼성을 공격했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이 갖고 있는 표준특허가 많아 장기적으로 삼성이 우세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표준특허라는 무기를 ‘프랜드(FRAND)’ 조항을 앞세워 피해가고 있습니다. 프랜드란 모든 기업이 표준특허를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 조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프랜드 원칙에 따라 표준특허에는 산업계가 인정한 가장 낮은 수준의 특허료가 매겨집니다.



 표준특허권자에게는 의무도 강조됩니다. 자신의 특허를 숨기거나 늦게 공개해서는 안 되고, 프랜드 원칙에 입각해 다른 기업에 합리적으로 기술 이용권을 줘야 한다는 것이죠. 이번 법적 분쟁을 거치면서 표준특허는 ‘휘둘러서는 안 되는 특허’라는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 겁니다.



 산업계에서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품의 외형에는 디자인 고유성을 특허로 인정하면서 제품을 작동하는 핵심 기술원리는 홀대한다는 것이죠.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나 디자인·UI에도 표준특허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두 번 두드려 확대하거나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키워서 보는 기능은 일반화됐으니 제품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표준특허로 제정하자는 주장입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아마둔 투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은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해 “지식재산권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혁신을 더 촉진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하다. 더 적은 소송, 더 많은 혁신, 더 많은 협력이 훨씬 건전한 방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원론적인 얘기처럼 보이지만 미국 특허소송 배심원 평결 직후 삼성전자가 “혁신 노력이 좌절됐다”며 아쉬워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삼성을 옹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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