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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시 취업 빙하기 … 일자리가 우선이다

대기업의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즌이 돌아왔다. 지난 주말 원서 접수를 마감한 창구에는 전산장애가 빚어질 만큼 지원이 폭주했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1만 명 이상 늘어난 대기업들이 적지 않아 입사 경쟁률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취업 빙하기(氷河期)가 도래한 것이다. 대졸자들은 해마다 늘어나는 반면 ‘고용 없는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들은 인력 흡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은 경기변동의 후행성 지표다. 지난해 고용 사정이 다소 나았던 것은 2010년 우리 경제가 6.2%의 비교적 고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이 3.6%로 주저앉았고, 올해는 2.5%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내수 불황으로 상대적으로 인력 수요가 많았던 건설·금융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이 고졸자 취업 문호를 넓히면서 대졸자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앞으로 최악의 취업전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게 분명해 보인다.



 거듭 말하지만 일자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일자리 창출은 최고의 복지다. 중산층 복원의 지름길이자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선순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중앙일보가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 확충과 서비스업 규제완화, 기업하기 좋은 환경, 경직된 정규직 노조의 발상 전환 등을 주문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일자리 나누기나 공공분야의 임시직 확충은 일시적인 방편(方便)에 지나지 않는다. 취업난을 풀려면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고 양질의 일자리를 꾸준히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외국 기업을 적극 유치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은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6년 이후 5년간 국내 인력은 1만6000여 명 증가한 반면 해외 고용 인력은 6만7000여 명이나 늘어났다. 현대자동차도 같은 기간 국내에서 1명을 고용할 때 해외에서 4명을 채용할 정도로 해외 비중을 늘렸다.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을 위해 해외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국내의 고임금과 노사갈등으로 굳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않아도 될 일자리마저 해외로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수출 대기업들이 국내에서 기업을 더 키우고 싶어 하도록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자동화와 전환 배치를 통해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경직된 노동운동부터 바로잡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지금처럼 대기업 때리기가 만연한 속에서 이들이 국제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기는 불가능하다. 정치권이 대기업들에 법인세 중과(重課)에다 비정규직 해소 비용까지 떠넘기면서 “국내 일자리를 늘리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이다. 기업들이 국내 고용을 줄이면 사회갈등을 야기하고 경제 전체에도 큰 부담이 된다. 다시 취업 빙하기를 맞으며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해외로 사라지는 일자리를 지켜낼지, 어떻게 해외 공장들을 U턴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한국에서 기업을 해보고 싶다”는 쪽으로 분위기를 바꾸지 않는 한 취업난을 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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