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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 앉아 실리콘밸리 개발자 되다

미국 트위터 본사 소속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이희승씨. [사진 NHN]
1년째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본사 소속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 중이다. 그 전엔 레드햇에서 수석 엔지니어로 일했다. 레드햇은 프로그래밍 설계도를 무료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미국 업체로 세계시장 매출 1위다. 애플의 데이터센터 분산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는 개발자의 이력 같지만, 이 이력의 주인공은 경기도 부천에 사는 이희승(32)씨다. 세계 무대를 누비는 화려한 경력 모두 자신의 집 컴퓨터 앞에서 쌓았다. 그렇다고 해외 유명 대학에서 공부한 것도 아니다. 부천고 재학 시절 정보올림피아드에 나가 수상하면서 특기생으로 연세대 컴퓨터공학과에 들어간, 말 그대로 ‘토종 개발자’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NHN 주최 소프트웨어 컨퍼런스 ‘데뷰(DEVIEW) 2012’에서 만난 이씨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잘만 활용하면 내 방 컴퓨터 앞에서도 세계적인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소스는 특정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설계지도를 무료로 공개하는 걸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만든 PC 운영체제(OS) 윈도의 대항마 리눅스가 대표적이다.

 그가 처음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2003년 첫 직장에 다닐 때였다. 당시 그는 단문서비스(SMS) 제공업체에서 일했는데, 속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곤 했다. 더 빠른 문자 전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혼자 하기보다 세계 곳곳의 개발자들과 같이하면 좋겠다 싶어 시작한 게 ‘네티프로젝트’다. 통신사가 망을 구축할 때 망에 여러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는데, 이를 개발하는 데 쓰이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해 기능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처음엔 될까 싶었지만 온라인 세상엔 이씨처럼 스스로 우물을 파는 이가 적지 않았다. 덕분에 네티프로젝트는 2년 가까이 활발히 진행됐다. 업계에 입소문이 나면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아파치소프트웨어재단으로부터 비슷한 프로젝트(미나프로젝트)를 제안받았다. 2006년엔 아예 한국인 최초로 프로젝트 의장이 됐다. 그걸 계기로 레드햇으로부터 채용하고 싶다는 e-메일을 받았다. 이씨는 “누구나 꾸준히만 하면 할 수 있는데 이런 길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에 소극적인 것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소스 코드를 공개한다고 손해를 보는 게 아니다”고 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공개해 광고라는 핵심 사업의 규모를 키웠듯이, 덜 중요한 것은 공유하고 대신 역량을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 오히려 효율적이란 얘기다. 폐쇄 정책으로 유명한 애플 역시 제품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많이 쓴다. 이씨는 “이 과정을 통해 기업은 세계적인 개발자를 채용하기도 하고 개발자 역시 회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는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설계가 공장 짓기라면 소프트웨어 설계는 아이 키우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엔 변수가 많아 지속적으로 설계를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IT 현황에 대한 그의 평가는 이랬다.

 “한국이 IT 강국이라고들 하는데, 글쎄요…. 공장만 잘 짓는다고 강국은 아니죠. 아이를 잘 키워야 하는데, 그 부분에선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이희승씨는…

● 부천고(1997~99)

● 연세대 컴퓨터공학과(99~2003)

● 아레오커뮤니케이션즈(2003~2005)

● 보안 SW 벤처 솔라시스 창업(2005)

● 검색엔진 벤처 첫눈 개발자(2006)

● NHN(2006~2007)

●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레드햇(2007~2011)

● 미국 애플 서버 분산 프로젝트 수행(2011)

● 미국 트위터(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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