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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長江後浪推前浪 장강후랑추전랑

중국의 장강(長江)은 아시아 최장(最長)이다. 청장고원(靑藏高原)에서 발원해 중국의 동해(東海)로 흘러 들어가기까지 무려 6397㎞를 여행한다. 이런 장강과 관련해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이라는 말이 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뜻이다. 밀 추(推) 대신 재촉할 최(催)를 쓰기도 한다. 뜻은 뒤에 오는 사람이 앞사람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이런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 말 뒤엔 흔히 ‘일대신인환구인(一代新人換舊人)’이라는 구절이 따른다. 한 시대의 새사람이 옛사람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일대신인승구인(一代新人勝舊人)’이나 ‘세상신인환구인(世上新人換舊人)’이라고도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방문 때 어느 대학 연설에서 ‘천지간에 사람보다 귀한 건 없다(天地之間 莫貴于人)’며 ‘장강후랑추전랑 세상신인환구인’을 읊었다. 사회로 진출하는 젊은이를 격려하는 뜻을 담아서다.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홍콩의 장강(長江)그룹 리카싱(李嘉誠) 회장을 만났다. 재미있는 건 양쪽 모두 장남을 대동했다는 점이다. 새 시대를 이끌 뒷물결(前浪) 간의 만남을 주선할 것일까.

그러나 밀려나는 장강의 앞물결에서 보자면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선지 다음과 같은 말도 유행한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니) 전랑사재사탄상(前浪死在沙灘上:앞물결은 모래톱 여울에 스러지네) 후랑풍광능기시(後浪風光能幾時:뒷물결의 좋은 시절 또한 얼마나 갈 것인가) 전안환불시일양(轉眼還不是一樣:그 또한 순식간에 앞물결이 될 게 아닌가)’. 이 말엔 세대교체를 당하는 쪽의 비아냥이 엿보인다. 후대나 후학을 향한 축복 같지는 않아서다.

그보다는 다음 네 구절이 어떨까. ‘장강후랑추전랑 전랑사재사탄상 전랑불사회해상(前浪不死回海上:앞물결이 스러지지 않고 바다로 돌아가면) 욕화중생성후랑(欲火重生成後浪:꺼지지 않고 되살아나 다시 뒷물결 되리)’. 자신은 후대에 자리를 내주고 더 큰 바다로 나아가려는 기상이 좋다. 이제까지 몸담았던 곳에서 떠나 더 큰 곳으로 진출하려는 의욕이 꿈틀거린다.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분들이 한 번쯤 새겨봄 직한 말이다.

유상철 scyo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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