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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반대 세력의 모략 오바마 화해정책 흔들려선 안 돼

영화를 보고 흥분하지 않을 무슬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슬람에선 마호메트에 대해 불경스러운 언급을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중동 출신 제작자인 샘 바실은 특히 이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제작 동기와 시점이 의심스럽다. 튀니지·이집트·리비아·예멘 등이 이제 겨우 과거의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민주화로 나아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문명의 충돌을 집필한) 새뮤얼 헌팅턴 같은 서방 학자와 유대인 학자들은 그동안 이슬람은 민주화할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그런데 그들의 주장이 아랍의 봄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들 학자는 중동이 민주화하는 것을 사실상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동에서 또다시 혼란과 보복의 폭력사태를 야기하고자 한 것이 영화의 동기다. 더불어 이 영화는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해 이스라엘의 군사적 타격설이 등장한 지난해 제작됐다. 유대 강경파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신정일치’ 이슬람 국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

이집트의 중동 최대 싱크탱크 알아흐람 정치전략연구소 가말 술탄 소장

그러나 분명한 건 폭력으로 이에 맞서는 게 적절치 않다는 점이다. 이집트뿐만 아니라 리비아인 절대 다수는 미국대사의 사망을 애도하고 공격을 주도한 무장단체에 비난을 보내고 있다. 이 같은 민감한 반응이 바로 ‘무슬림의 무지’란 영화를 만든 과격세력이 노리는 결과다. 이슬람권과 서방이 화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들이다. 극소수의 이런 서방 세력에 이슬람권 전체가 흥분하는 것은 결국 보복의 악순환만 이어지게 할 것이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폭력적으로 변한 것은 현재의 아랍 정치 상황과 맞물린다. 리비아·이집트·예멘 등은 정권교체 이후 혼란기에 있는 나라들이다. 중앙정부의 통제권이 지방 및 도심 거리에까지 확실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정권 지지세력들, 혼란을 틈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과격 이슬람세력들, 여기에 범죄세력까지 판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리비아 사태는 반미세력이 시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선 양측 간의 대화와 교류가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이슬람권 화해’ 정책이 흔들려선 안 된다. 화해와 타협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불과 3년밖에 추진되지 못한 정책이다. 자국 국민과 시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해병대를 파병하는 것 이상의 공격적인 정책이 실행돼선 안 된다.

이슬람권도 폭력적인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 이슬람의 어원은 평화다. 평화를 추구하는 종교사회에서 폭력사태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향후 또 다른 조롱과 비판을 야기할 뿐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민간인과 외교관의 사망에 대해 애도하는 게 우선적인 조치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차분하게 미국 정부와 언론에 이번 사태에 대한 자체적인 대응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중동은 이제 민주화 여정의 걸음마를 시작했다. 아직 네 나라에 불과하지만 향후 다른 나라도 정치 개혁을 통해 민주화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혁이 없다면 국민의 불만이 폭발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오일머니로 국민을 달래고 있는 걸프 산유국들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중동은 빠르게 변할 것이다. 국가의 정체성을 수립하고 이슬람의 가치와 자유주의의 가치를 접목하는 데 상당한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이런 과정에서 이슬람권을 모욕하기보다는 도와주려는 서방의 진정한 자세가 필요하다.



가말 술탄(58) 언론인 및 정치평론가 노스일리노이대 정치학 박사 카이로아메리칸대 정치학 교수 역임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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