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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서릿발 경고에도 밥그릇 싸움 치열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 논쟁과 함께 세종시로의 청사 이전으로 요즘 관가가 뒤숭숭하다. 국무총리실 산하 새만금기획단 직원들이 15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어진동 정부청사 국무총리실에 도착해 이삿짐을 풀고 있다. [뉴시스]
12월 대선이 다가오면서 여야 대선 주자를 비롯한 정치인 못지않게 바쁜 사람들이 있다. 차기 정부 출범에 따른 대대적인 정부조직 개편이 예상되자 각 부처 공무원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얼마 전까지 서울 여의도의 국회나 당사에는 각 부처 공무원들이 수시로 들락거렸다. 이들의 관심은 국회 국정감사 같은 상임위 활동 보다는 대선 주자들의 공약이다. 청와대가 이런 분위기에 경종을 울린 뒤 이들 부처는 공무원이 직접 나서는 정공법 대신 산하단체들을 동원한 여론전을 펼친다. 자칫 정부조직의 효율성 차원이 아니라 부처 이기주의와 밥그릇 싸움으로 치달을 분위기다.

조직개편설 무성한 정부부처와 관련 단체 움직임은 …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가장 치열하게 격돌하는 곳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다. 지난 1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에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회장을 맡고 있는 이석채 KT 회장을 비롯해 옛 체신부·정통부 장관들이 모였다. ‘정보통신기술(ICT) 대연합’ 출범식 자리였다. 이 회장은 “ICT는 청년실업·평생교육·자연보전·빈곤퇴치 등 모든 사회적 갈등과 당면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ICT 컨트롤타워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참석자는 “대선 주자가 약속한 부처 신설인 만큼 공약사항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방송·통신 인허가 및 심의와 같은 규제영역은 신설 독임 부처 내에 별도위원회 조직으로 두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에 맞서 지경부는 ‘옛 정통부+α’나 ‘중소기업부’ 신설을 막으려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해당 조직과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중견기업정책국’을 만들고 ‘정보통신산업 정책자문단’을 발족시킨 데 이어 ‘소프트웨어융합산업국’(가칭) 신설도 추진 중이다. 특히 자문단에는 차세대 이동통신과 디지털방송, 첨단 컴퓨팅 등 미래 정보기술(IT) 산업 육성 방향을 연구하기 위해 산·학·연·관 전문가 101명이 참여한다. 방송통신위의 아군으로 불리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들까지 끌어들였다. 지경부는 IT나 중소기업 업무 외에도 기후·에너지 영역의 환경부 통폐합 논의까지 있어 조직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현 정부 시스템이 효율적이니 부처 개편에 따른 조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게 지경부의 입장이다.

과학기술 전담 부처를 부활시키기 위한 과학계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과 과학기술이 합쳐지면서 과학기술 정책이 홀대당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옛 과학기술부 출신의 한 공무원은 “국민이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다 보니 교과부 장관이 과학기술에는 신경 쓸 수 없는 상황 아니냐는 자조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바른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관계자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를 비롯한 관련 기관·부처에 과학기술 총괄부서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24일 ‘새로운 50년을 위한 정부 거버넌스를 짜라’는 주제의 포럼을 통해 이를 다시 한 번 밝힐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교과부의 공식 입장은 분리 반대다. 김봉수 교과부 행정관리담당관은 “지금은 조직을 분리할 시점이 아니라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시점이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내부 분란 조짐에 노심초사하는 표정이다.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 사이에서 ‘해수부 부활’ 이야기가 나오자 국토해양부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토부 행정관리담당 관계자는 “조직이 통합돼 4년간 노력한 끝에 이제 시너지 효과가 나려는 상황”이라며 “이를 다시 뒤집는다는 건 국토해양부의 성과를 모두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양수산 분야 연구개발 예산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과거 해수부 출신 직원들의 불만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수부 출신 직원들은 해수부 부활론을 반긴다. 그러면서 ‘국토부와 통합되면서 해수부는 미운 오리새끼 신세가 됐다’는 불만을 쏟아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해수부 부활에는 민간단체가 앞장서고 있다. ‘해양수산부 부활 국민운동본부’ 박인호 공동대표는 “국회뿐 아니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도 ‘해수부 부활을 대선 공약에 넣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종 결정되면 ‘해수부 부활’ 공약을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조직 개편 논쟁에 학계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우선 조직 구조라는 하드웨어 측면보다 인재 활용, 예산 편성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중앙대 조성한(행정학) 교수는 “조직 개편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조직만 만들어 놓으면 만사가 다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됐던 부처들을 다시 분리시키자는 것은 과거로 되돌아가자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부처를 신설하려면 철저한 검토와 계획이 먼저”라고 말했다. 조직 개편 부작용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부처 내부에서 “찬밥 처지” “낙동강 오리알 신세” “이번엔 우리가 먹었다” 등 화합보다는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한 정권의 5년 임기 동안 조직 통합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엔 시간이 짧다는 의견들도 있다. 성균관대 김근세(행정학) 교수는 “이제야 통합 부처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며 “이를 다시 흔드는 건 비용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창원(한성대 교수) 정부개혁연구소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지식정보사회에서 5년에 한 번쯤 조직 개편이 이뤄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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