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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특권층 아닌 세상 섬기는 기관 월급 610만원 중 세금 150만원 낸다

1988년에 문을 연 주님의교회는 주일예배 참석 인원이 6000명쯤 된다. 올해 예산은 90억원가량이다. 대형 교회다. 한데 교회 소유의 예배당 건물이 없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정신여고의 강당을 주일예배 장소로 쓴다. 이 정도 규모면 번듯한 건물 하나 못 지을 것도 없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교회 재산을 소유하지 말자는 구성원들의 철학 때문이다.



박원호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이 교회의 목사들은 역대로 세금도 열심히 내왔다. 초대 담임목사였던 이재철(현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 기념교회 담임목사) 목사가 “목사부터 세금을 내야 신도들에게 탈세하지 말라고 설교할 수 있다”며 시작한 일이다. 그게 전통이 됐다. 현재 담임은 제4대 박원호(58·사진) 목사다. 미국 디트로이트 한인교회에서 8년간 목회 활동을 하다 2007년부터 주님의교회를 맡고 있다. 그를 만나 ‘종교인 납세’에 대한 소신을 들었다.



●이재철 목사 시절부터 납세를 했다고 들었다.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마 그럴 거다. 난 그 전통을 따른 건 아니고 미국에서 목회할 때부터 세금을 냈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도 당연히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금을 내는 게 조금도 불편하지 않다. 단순히 납세 의무의 차원이 아니고 신앙적으로 생각해봐도 목회자가 세금 내는 건 참으로 귀한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세금을 냈나.



 “신도들이 헌금을 대개 수표로 낸다. 그러다 보니 당국에 정확히 수입이 보고된다. 오히려 현금을 받으면 문제가 된다. 내 경우 8년 동안 목회하면서 한 번도 헌금을 현금으로 받은 적이 없다. 좋으나 싫으나 세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바탕에는 어떤 철학이 깔려 있다고 보나.



 “수입이 있으면 그에 합당한 세금을 내는 게 당연하다. 그게 기독교 정신과 같이 가는 거다. 그런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유럽에서는 종교세를 거둬 그 재원으로 교회도 관리하고 목사들 월급도 준다고 들었다.”



 외국의 실태와 관련해 최근 종교인 납세를 추진했던 기획재정부에 문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영국과 일본의 경우 비과세 규정에 종교인 관련 조항이 없다. 세법이 기본적으로 납세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종교인들도 소득세를 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왜 목회자가 세금을 내야 하나.



 “교회는 세상을 섬기는 기관이지 특권층이 아니다. 한데 세금 면에서 오히려 목사들이 특권층이 돼버렸다. 적어도 세상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인식도 없애고 우리 스스로도 세상을 섬기는 차원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경에 세금과 관련된 대목도 있나.



 “마태복음 22장에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는 구절이 많이 인용된다. 하지만 이 구절은 단순히 세금을 내라는 차원은 아니다. 성경적 관점에서 보면 가이사의 것은 본래 없다. 가이사가 하나님의 것을 가지고 있는 거다. 가이사가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 있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기득권층의 자기 잇속 챙기기에 대한 경고의 말씀이다.”



●성직자의 목회 활동을 노동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도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목회자가 개인 재산을 갖는다. 그에 따른 재산세도 낸다. 너무 많이 가져 문제인 경우도 있다. 재산세는 내면서 월급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건 뭔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일부 돈 많은 목사들 얘기가 아닌가.



 “그렇긴 하다. 상당수의 목사들이 납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소득이 적어서다. 오히려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다. 일부 대형 교회는 끝내 납세에 반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교회는 그냥 남겨 두고라도 나머지 교회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본다.”



●목사님 사례비(월급)는 얼마나 되나. 공개할 수 있나.



 “지난해 말 나뿐 아니라 우리 교회 부목사들의 사례비도 모두 공개했다. 교인들에게 ‘내가 적게 받는다고 느끼면 채워주시고,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면 깎으라’고 했다. 월 600만원 조금 넘는 돈에서 세금 150만원 떼고 460만원쯤 받는다. 점심수당 6만원, 책값 100만원도 따로 받는다. 이 나이에 이 정도면 많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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