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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해보니, 엄벌보다 기회 더 줘야겠다는 생각 앞서”

지난 7월 말 기준 국민참여재판에 참석한 배심원 수는 5224명이다. 올해 말쯤이면 배심원 경험이 있는 국민이 6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들은 본인이 참여했던 재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올해 서울에 있는 지방법원에서 진행된 2건의 참여재판 배심원 4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강간과 절도 사건에서 배심원으로 활동했다. 두 사건 모두 유죄 판결이 났고, 형은 각각 징역 2년6월과 1년6월로 비교적 가벼웠다.

  배심원들은 실제로 사람에게 형벌을 내리는 데 대한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내비쳤다. 한모(36)씨는 “평소 범죄자들은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재판에 들어가서 보니 구체적 사실과 다양한 정보를 듣고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판사의 양형과 국민 법감정이 큰 차이가 있을 것이란 기존의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장모(57)씨는 “성범죄나 뇌물 사건이 아닌 경우 범죄를 저질렀어도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피고인과 직접 마주치는 데에 대한 부담감도 토로했다. 배심원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지만 법정에서 얼굴이 노출되는 만큼 보복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김모(48)씨는 “재판이 끝나고 보복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출석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만큼 피고인들이 배심원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막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루 정도에 불과한 짧은 재판 시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모(26)씨는 “피고인과 피해자에게는 정말 일생이 걸린 중요한 문제인데 법률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복잡한 사건 내용을 이해하고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모자란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 탐사팀=최준호·고성표·박민제 기자, 오단비 인턴기자(연세대 국문학과), 김보경 정보검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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