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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금고’ 스위스 검은돈 추적자 변신

‘검은돈의 종착지’로 유명했던 스위스가 ‘검은돈 사냥꾼’으로 거듭나고 있다.

 스위스의 적극적 태도는 지난해 아랍의 봄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지난해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가 물러난 지 한 달 이상 지나서야 그의 자산을 동결했다. 하지만 스위스는 무바라크 하야 30분 만에 스위스에 있는 그의 모든 계좌를 묶어버렸다. 튀니지 벤 알리의 자산도 축출 닷새 만에 동결했다.

 다른 국가가 이집트와 튀니지의 법적 서류 미비를 이유로 독재자 자산 환수에 시간을 끌고 있을 때 스위스는 직접 당국자를 해당 국가에 파견해 법률 지원을 했다. 또 무바라크의 추가 은닉 자산을 찾는 데에만 경찰관 20여 명을 투입, 3억 스위스프랑(약 357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위스의 적극적인 태도는 아이티 당국이 독재자 장 클로드 뒤발리에를 기소하는 데 실패, 2010년 동결했던 자산 500만 달러를 그에게 고스란히 돌려줄 처지에 직면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아이티 대지진이라는 대재앙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독재자의 도피자산을 순순히 내놓을 수 없었던 스위스는 은닉자산의 본국 송환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지난해 2월 발효된 일명 ‘뒤발리에 법’이다.

 이는 검은돈 형성이 글로벌 경제 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이기도 했다. 세계은행과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조사 결과 1995~2010년 횡령과 뇌물 등 부패 관행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손실액은 매년 200억~400억 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환수된 금액은 5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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