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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되면 특임총리 시켜달라” 북한 공작원 찾아간 간첩커플

간첩활동을 하다 경찰에 구속된 장모(58)·유모(57·여)씨가 보탠 자금 200만원으로 중국 룽징에 세워진 김일성 주석의 처 김정숙의 항일운동 기념 및 탄생 90주년 기념비. [사진 경기경찰청]
중국 베이징(北京)에 있는 북한 공작원을 스스로 찾아가 공작교육을 받고 간첩활동을 한 50대 남녀가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간첩활동을 ‘통일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 통일이 되면 특임총리를 맡게 해달라고 북한 공작원에게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는 북한공작원에게 군사기밀 등을 넘기는 등 간첩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장모(58)·유모(57·여)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사실혼 관계인 두 사람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30여 차례 중국을 드나들며 북한 공작원에게 군부대 초소 설치 상황 등 군사기밀과 정치 동향을 전달한 혐의다. 이들은 동해안의 군 해안초소 감시카메라 성능과 제원, 설치장소 등을 북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직장생활을 하거나 막걸리 양조업 등 개인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2001년 ‘한민족공동체협의회’라는 통일·민족 종교 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2007년 7월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 중인 북한 공작원을 찾아가 “나는 조국 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라며 “북한 고위층과 연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씨는 곧바로 북한 공작원에게서 사상학습을 받고 “김정일 장군님을 위해 일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아들을 김일성대학에 입학시켜 장군님 품 안에서 기르겠다”는 내용의 충성맹세문을 작성했다.

 이들은 북한이 중국 룽징(龍井)에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의 항일운동을 찬양하는 비석을 세울 때 200만원을 보태기도 했다. 간첩활동에 필요한 자금은 유씨가 전 남편과 이혼하면서 받은 위자료 20억원 가운데 일부를 썼다. 또 북측에 “기밀을 넘기는 대가로 통일이 되면 특임총리를 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통상 간첩은 북한에서 보낸 대남 공작요원에게 포섭되는 등의 방식으로 양성되는데 장씨는 자발적으로 간첩이 된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경찰은 평범한 생활을 하던 장씨가 갑작스레 ‘통일운동’에 빠져든 계기를 조사 중이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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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