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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대마불사도 법은 아니다

제8보(107~116)=대마는 죽지 않는다. 대마는 큰 강과 같아서 다 말라 비틀어져 죽은 듯 보여도 어디엔가 생명이 살아 숨쉬고 있다. 그래서 잡으러 가는 쪽도 모험하지 않고 쫓는 척하다 마는 것이고, 도망가는 쪽도 시달리면서도 언젠가 산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대마불사’의 전설은 그렇게 이어져 왔다.

 하지만 이 판의 구리 9단은 너무 여유를 부렸고 그것이 원성진 9단의 ‘살의’를 부추겼다. 지금 와서는 사방이 막혀 하늘로 솟는 재주가 있어도 살기 힘든 상황이 됐다. ‘대마불사’라는 교훈도 때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이 판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구리가 107로 둔 것은 뭔가 꼬투리를 잡기 위한 것이지만 108의 급소를 맞자 숨이 턱 막힌다. 109, 111도 목표를 상실한 관성적인 움직임. 귀에서라도 수를 내 보려는 것이지만 116으로 끊겨 대마는 끝내 사망했다. ‘참고도’ 흑1~5로 백을 차단해도 6으로 끊으면 A, B가 맞보기. 더 이상 살 길이 없다. 흑은 이후 귀에서 수를 냈지만 무려 28점에 달하는 초대형 대마가 잡혀서는 어차피 계가가 안 된다.

 구리 9단은 180수까지 버텼으나 원성진의 강력한 응징에 더욱 많은 피를 흘리자 결국 항복했다. 116수 이하는 줄인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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