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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네거티브는 ‘상수’다

신용호
정치부문 차장
‘전세 설움 안다던 안철수, 26세에 철거 충돌지역 재개발 딱지를 구입하다’. 안철수 이미지에 ‘재개발 딱지’란 단어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 그것도 26살에…. 사실을 꺼낸 쪽은 검증이라 할 테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네거티브로 여길 수 있다. 지난 3일 불거진 이 논란을 보며 올 대선에서도 네거티브가 이제 본격화되나 하는 예감이 든다. 대선판에 일찍 뛰어들어 경선까지 치른 박근혜도 겪을 만큼 겪고 있다. 가족을 둘러싼 구설이나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 외에도 숨겨둔 아들이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 말이다.

 아무리 선거판이라도 흑색선전은 없어야 하는 게 맞다. 2002년 대선판을 병풍(兵風)으로 흔들었던 ‘김대업류의 흑색선전’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선거에 나선 이상 네거티브를 피해갈 순 없다. 데이비드 마크가 쓴 『네거티브 전쟁(Going Dirty)』의 한국판 표지에는 이런 문장이 쓰여 있다. ‘민주주의는 네거티브에 목이 마르다’고. 상대방을 밟고 일어서야 이기는 선거의 속성상 네거티브는 태생적으로 민주주의에 내재돼 있는 욕망이란 얘기다. 선거를 여러 번 봤지만 상대방의 흠집을 들추지 않고 넘어가는 선거가 어디 있었던가. 네거티브는 선거의 상수(常數)다.

 그렇다면 네거티브를 없애야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이젠 포기해야 한다. 실체가 드러나기 전엔 네거티브와 검증의 차이가 모호해 없앨 수도 없다.

 다행인 것은 네거티브엔 순기능도 있다는 점이다. 유권자가 네거티브에 호감을 보이진 않지만 후보자의 특징을 잘 기억하는 효과가 있다.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태도를 분명히 하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인다. 게다가 후보들이 선명하게 경쟁하고 뚜렷한 정체성을 드러낸다면 그건 유권자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세상에 어느 후보도 자기 입으로 자신의 허물을 얘기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엄청난 권력을 쥘지도 모르는 이의 숨어 있는 허물을 들춰낼 수 있는 건 결국 네거티브란 말이다.

 선거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은 증가 일로다. 나경원의 ‘1억 피부과’와 박원순의 ‘6개월 보충역 비리 논란’이 엊그제 일이다. 지난 대선에선 ‘도곡동 땅’ ‘BBK’ 얘기를 수없이 들었다. 미국의 경우 대선 네거티브 TV 광고 비율은 1972년 32%에서 2000년엔 50%를 넘더니 올 대선은 이미 90%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네거티브 수법은 갈수록 진화한다. SNS을 통한 네거티브의 파급력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인지 주요 대선 주자들마다 네거티브 대응팀이 벌써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네거티브를 현실이라고 인정하는 건 씁쓸한 일이다. 하지만 승리하고 싶은 후보라면 네거티브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이걸 명심했으면 한다. 터무니없는 네거티브 공세에 고개를 숙이고 나동그라진다면 그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탓하지 말고 맞서야 한다. 그 정도 벽도 못 넘어서야 거칠고 험난한 대통령의 길을 평탄하게 가기 어려울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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