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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모바일 ‘떴다방’

김경진
정치부문 기자
2일 민주통합당 순회 경선이 벌어진 인천 부평 삼산실내체육관 앞 광장. 비(非)문재인 후보 측 지지자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렇게 지지자들이 많은데, 왜 우리 후보님의 득표율은 이것밖에 안 나올까?” 모바일 투표 결과와 현장 분위기가 너무도 다르다는 데 대한 불만이었다.



 물론 현장의 분위기에 휩싸여 흥분하다 보면 모바일 투표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경선이 거듭할수록 터져 나오는 모바일 투표에 대한 불만은 패자(敗者)의 화풀이 수준을 넘어 구조적인 문제 제기로 확산되고 있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측은 모바일 투표 방식에 강한 불만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 사람 아닌 사람이 제주도 모바일 경선에 참여했다, 선거인단에 신청했는데 전화 한 통 안 왔다, 사기다, 조작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모바일 경선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는 목소리들이다.



 문제점은 애초부터 지적돼 왔다. 동원 선거의 병폐를 해결해 줄 ‘만병통치약’이라던 모바일 투표가 정치권에선 동원 선거 이상의 ‘돈 먹는 하마’로 통한다. 한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선거인단 모집에 돈이 더 많이 든다”고 털어놓는다. 과거엔 몇백 명 모으면 될 일을 지금은 몇천, 몇만 명 단위로 모아야 하니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각 후보 캠프에선 “모두 자발적인 신청자”라고 주장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그 속사정을 다 안다. 그들이 자발적 선거인단이라면 다섯 번이나 걸려오는 콜센터 투표 전화를 안 받는 사람이 어떻게 있을 수 있고, 투표일이 40%대로 저공비행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이런 식의 투표에선 선거인단을 조직하고 동원하는 기술자들이 단연 유리하다. 이게 풀뿌리 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와 무슨 관계가 있나. 선거라는 큰 장(場)이 서면 우르르 몰려드는 ‘떴다방’이나 본질적으로 뭐가 다른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와 모바일 투표로 경선하면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모바일 투표를 두고 “민주주의에 가장 근접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정치 혁신”(이해찬 대표) 등 극찬만 하고 있다.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실천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과 천착은 잘 보이지 않는다. 모바일 투표를 고수하는 건 민주당의 자유선택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결국 유권자들의 표로 나타난다. 그럼 모바일 ‘떴다방’에 기대려는 정당을 유권자들은 과연 어떻게 평가할까. 모바일 선거인단의 의견이 일반 민심과 반드시 같진 않다는 건 이미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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