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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 상용화되면…" 커지는 日 핵무장 의혹

서승욱
도쿄 특파원
“당장의 눈앞만 생각하면 안 된다. 100년, 200년을 내다보고 후손들을 위해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동해 쪽에 면해 있는 일본 후쿠이(福井)현 쓰루가(敦賀)시 해발 21m의 해변 고지대. 본지 특파원이 지난달 30일 고속증식로 몬주를 찾았을 때 곤도 사토루(近藤悟)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일본을 뒤덮고 있는 반(反)원전 움직임 속에서도 그는 몬주를 지켜내고 싶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현장에서] ‘몬주’에 집착하는 일본

 대승불교에서 지혜의 상징인 ‘문수 보살’. 그 ‘문수’의 일본어가 몬주다. 몬주가 꿈의 원자로로 불리는 건 플루토늄과 천연 우라늄의 혼합산화물(MOX)을 넣고 원자로를 가동하면 투입량의 1.2배에 해당하는 플루토늄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상용화에만 성공하면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플루토늄을 무한 증식할 수 있다.



 문제는 플루토늄이 가진 양면성. 일본은 그동안 “몬주만 상용화되면 후손들이 에너지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며 에너지적 측면만 부각해 왔다. 하지만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의 대량생산은 언제든 핵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은 ‘에너지 안보기지’로서의 몬주를 부각하지만 주변국에 몬주는 ‘군사침략의 전진기지’로도 비춰지는 것이다.



 “연료봉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꺼내면 곧바로 핵무기화가 가능한 순도 높은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홍보를 총괄한 스즈키 다케오(鈴木威男)는 “모든 공정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하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2010년 8월 연료봉 교체장치가 원자로 안으로 추락하는 사고의 여파로 몬주는 현재 가동 중단됐다. 게다가 지난해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로 몬주의 위상은 급전직하했다. 일본 정부가 논의 중인 ‘2030년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원전 금지로 결론 나면 언제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처지다.



 그동안의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1985년 공사 시작 이후 1조 엔(약 14조원) 넘게 투입됐고, 연간 유지비만 우리 돈으로 2000억원 이상이다. 95년 8월 가동 이후 냉각제인 나트륨 유출과 연료봉 교체장치 추락으로 실제 가동된 건 수개월에 불과하다. 얼마의 비용을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르고 안전성 시비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 일본 정부 내엔 몬주 유지론이 여전하다. 정부 내 원전 추진파들이 몬주의 연구개발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회의를 열었다는 내용도 최근 언론에 폭로됐다. 일본 정부가 에너지원이 아닌 핵무기 원료로서의 플루토늄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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