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미국, ‘동네 판결’로 경쟁기업 죽이나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법원이 코오롱에 대해 1조원이 넘는 배상 판결을 내린 데 이어 아라미드 섬유 소재 ‘헤라크론’의 전 세계 생산 및 판매를 향후 20년간 금지한 것이 월권 판결 논란을 부르고 있다. 미국의 일개 지방 법원이 전 세계 범위의 생산·판매까지 금지시킨 것은 관할권을 벗어난 자의적 판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여기에다 버지니아 리치먼드는 원고인 듀폰의 최대 사업장이며, 아라미드 섬유의 생산 거점이다. 미국의 경제난과 애국주의·보호무역주의 등이 버무려져 상궤를 벗어난 ‘동네 판결’이 나온 게 아닌지 의문을 떨칠 수 없다.



 해당 재판장이 아라미드 섬유 소송에 관여한 법률회사에 21년 동안 변호사로 재직했던 대목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재판 도중 자주 졸았다’는 이유 등으로 쫓겨나기도 한 비(非)전문적 배심원단은 판결의 공정성에 의문을 던진다. 이미 카이스트에서 독자 개발한 특허로 2006년부터 양산한 ‘헤라크론’을, 2008년 듀폰 퇴직자를 컨설턴트로 채용했다는 이유로 “영업 비밀 침해”라 판정한 것은 시간의 흐름을 잘못 짚은 게 아닌지 의심쩍다. 또한 미 법원은 지난 30년간의 아라미드 연구개발·마케팅 비용을 다 물어내라는 듀폰의 청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였다. 아무리 미 법원이 징벌적 배상을 자주 물린다고 해도, 실제 손해액 산정은 외면한 채 그동안 대미 수출액의 300배가 넘는 배상금을 물린 것은 도를 넘는 처사다.



 이번 판결은 코오롱이라는 일개 회사에 그치는 사안이 아니다. 앞으로 미 동네 법원의 편파 판결로 얼마나 많은 희생양이 나올지 모른다. 코오롱이 즉각 항소 입장을 밝혔지만, 우리 정부도 손 놓고 지켜볼 때가 아니다. 최근 미 국민들조차 55%가 ‘삼성전자-애플’의 특허 판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다. 미국이 ‘동네 판결’로 외국 경쟁기업을 죽이는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현격히 어긋난 판결에 대해 외교적 차원에서 강력 항의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