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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하다 진드기 물렸는데 '제2 에이즈'…헉

[본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제2 에이즈' 라임병 주범은 풀숲 진드기

미국의 토착병으로 알려져 있던 ‘라임병(Lyme disease)’이 2010년에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국내에서 처음 보고되었다.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 라임병 환자는 지난달 15일 강원도 화천에서 등산하다가 참진드기에 물려 걸렸다고 한다. 라임병이 2010년 이전에도 국내에서 여섯 차례 보고된 바 있지만 이번처럼 감염 시기와 장소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라임병은 오렌지 종인 라임(lime)과는 무관하다. 병명은 이 병이 발견된 미국 코네티컷주에 있는 도시 올드라임에서 따왔다. 원인균은 ‘스피로헤타 보렐리아균’이며, 이는 매독을 유발하는 ‘스피로헤타 팔리다균’과 같은 종에 속한다. 라임병을 제2의 에이즈(AIDS)라 부르기도 하는데 매독과 같은 균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진드기 병으로는 쓰쓰가무시병, 렙토스피라병, 유행성출혈열이 대표적인데 라임병도 이와 같이 진드기가 옮기는 병이다. 숲, 덤불, 초원 등에 사는 진드기가 보렐리아균에 감염되어 있다가 사슴이나 작은 설치류(쥐나 다람쥐)의 몸에 달라붙게 된다. 암컷 진드기의 경우는 산란을 위해 설치류나 사슴의 피부를 물어 혈액을 취하는데 운 나쁘게 사람이 물리게 되면 사람도 감염된다.



설치류는 감염되면 다른 진드기에게 라임병을 옮겨 주는 보균자로 작용하지만 사슴은 감염되어도 균을 퍼뜨리는 보균자가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라임병을 퍼뜨리는 주범으로 설치류는 의심해도 사슴을 미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람쥐 등 설치류가 보균자로 역할을 해 감염시키므로 그해 도토리가 풍부할수록 라임병이 증가한다는 주장도 있다.



물린 지 약 일주일이 지나면 물린 부위에 빨갛고 동그란 발진이 생기는데 발진은 점점 커져 나가면서 안쪽 부분은 하얗게 보이고 정중앙은 물린 자리가 남아 마치 화살 과녁처럼 보이는 특징이 있다. 과녁 모양의 발진은 매독 때도 특징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이러한 피부발진은 진단에 매우 중요한데 흔히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등에 잘 생기므로 반드시 옷을 벗고 관찰해야 찾아낼 수 있다. 쓰쓰가무시병 때도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동그란 발진이 생기는 데 이때는 큰 딱지(가피)가 잘 생긴다.



라임병은 초기에 관절통·근육통·두통이 생길 수 있고 일부 열이 날 수도 있어 감기몸살로 착각할 수 있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개월 후에 관절염이나 심장의 염증, 신경계의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관절염은 하나 혹은 여러 관절에 생기는데 특히 무릎 관절에 주로 온다.



라임병의 정체에 대해서 몰랐던 1975년 인구가 5000여 명인 올드라임 마을에 12명의 어린이들이 ‘청소년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진단받고 고통 받는 것을 본 한 어머니가 보건당국에 전염성 관절염인 것 같다고 신고하였으나 처음에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한다. 83년에 들어서 윌리 버그도퍼(Willy Burgdorfer)가 미생물이 원인임을 학계에 보고하게 되어 올드라임 주민 관절염의 원인을 밝히게 되었다.



치료는 특정 항생제를 2~3주간 사용하면 완치가 되는데 특히 독시사이클린은 라임병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쓰쓰가무시병이나 렙토스피라증에도 잘 듣는다. 라임병은 다른 진드기병과 달리 가을보다는 5~7월의 초여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여타 진드기병과의 차이점이다.



경희대 의대교수.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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