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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된 정치개혁委 구성, 국회가 결정 사항 받아들이게 강제해야

8월 29일 오후 ‘한국사회대논쟁’ 좌담회에 참석한 학자들이 토론 중이다. 오른쪽부터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정용덕 한국사회과학협의회 회장, 정상호 서원대 교수, 송석윤 서울대 교수, 최상연 중앙SUNDAY 정치에디터. 조용철 기자
최상연 정치에디터=한국에 정당정치와 대의민주주의가 도입된 지 60년이 넘었다. 하지만 한국의 정당은 여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뿌리를 못 내리는 정도가 아니다. 근본적인 신뢰 위기에 빠졌다. 한국 정당은 왜 이렇게까지 불신을 받게 됐나. 원인이 뭔지 역사적으로, 비교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연중 기획 ]한국사회 대논쟁 17.정당 개혁

김민전 경희대 교수=정당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후보자를 정당하게 뽑아 지원하는 거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을 막론하고 모든 당이 경선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있다. 정당에 대한 불신은 무당파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는 무당파를 주장하는 사람이 50% 선이다. 과거와 비교하면 최고의 불신 상황이다. 물론 정당 위기는 우리만의 얘기가 아니다. 세계적 현상이다. 정당의 황금기는 산업사회 초기였다. 산업사회 후기로 들어오면서 개인주의가 팽배해져 정당의 기반인 집단성이 약화됐다. 그게 정당 위기로 이어졌다. 서구에선 1970년대 이후 정당 쇠퇴에 대한 얘기가 많다. 그런데 우린 여기에다 87년 체제가 한계에 달한 측면이 있다. 87년 체제는 한마디로 과두제 민주주의다. 다원적 민주주의 체제는 아니다. 대통령 직선제도 허용이 안 되던 상황에서 맞은 87년 체제는 초기엔 그런 대로 만족감을 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의 민주화 열망이 커져 이젠 만족할 수 없는 수준에 왔다. 그런 게 정당 불신을 가중시킨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당 정치가 활성화되려면 정당 일체감이 강해야 한다. 특정한 정당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갖는 귀속의식이 정당 일체감이다. 그런데 우린 조사하면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있다고 답하는 사람이 28.6%다. 국민 10명 중 7명 정도는 정당 일체감이 없는 셈이다. 그러니 정당이 국민과 정부를 연계하지 못한다. 우린 정당 이념에 기반한 정당 일체감보다 정당 지도자와 일체감을 갖는다. 그러니 정당은 더욱 공익집단 역할을 못하고 사적 이익추구집단이 된다. 정당이 왜 제도화되지 못했느냐 하면 사회 변화 발전에 맞춰 탈바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당은 60년대 초 박정희 시대 때 김종필씨가 만든 정당 운영 모델을 지금도 쓴다. 의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움직이는 체계가 아니다. 특정 인물 중심으로 정당이 만들어졌고, 계파 보스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개인화됐다. 정당이 제 역할을 못하니 시민단체가 이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시민단체마저 정당처럼 권력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바뀌어버렸다. 정당과 시민단체가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48년 제헌의회를 구성할 때 투표율이 95.5%였다. 18대 총선에선 46.2%다. 여러 선진국도 20세기 중반 이후 투표율이 떨어졌지만 우리처럼 이렇게 압축적으로 반 토막 난 투표율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 실패고, 정당 실패다. 한국의 정당 실패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정책 실패다. 87년 6월 항쟁만 해도 야당은 민주화 과제, 여당은 산업화 과제에 기여했다. 그런데 87년 체제 이후엔 누가 집권해도 사회·경제적 양극화란 체감 이슈를 해결하는 데 무능했다. 누가 집권하든 해결돼야 할 이슈였는데도 말이다. 이게 정당 위기를 불렀다. 사회 공동체가 갖는 가장 핵심적 의제를 해결하는 데 정당이 무능했던 거다. 워크 푸어, 하우스 푸어의 문제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로 너무 늦다. 둘째는 문화적 측면의 실패다. 진보든 보수든 정당의 구태 문화가 국민에게 실망감을 준다. 예컨대 아메리카노 사태, 돈 공천 문제, 룸살롱 내사 등을 상식 있는 시민이 보면 ‘정당들이 웃긴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정당이 만드는 담론이나 언어, 문화가 국민과 너무 유리돼 있고, 실망감을 심화시킨다.

송석윤 서울대 교수=62년 정당법이 만들어졌는데, 우리 정당 관련법은 선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과도한 규제가 많다. 우리는 아래부터의 근대화가 아니라 위로부터의 근대화가 이뤄졌다. 헌정질서 전체가 일본이나 19세기 프로이센과 비슷하다. 한마디로 관료의 힘이 세다. 국민 정서도 관에 대한 신뢰가 정치에 대한 신뢰보다 훨씬 강하다. 그래서 정치나 정치적 표현, 정치 행위를 위험하고 부정적인 것으로 보는 문화가 있다. 아래로부터 오르는 걸 막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흐름이 있다. 하지만 정당이라는 건 시민사회로부터 올라오는 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역대 집권자는 차례로 집권 여당을 만들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원외 자유당부터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까지 전통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엔 야당 세력이 집권해 지역주의, 지역동원 정당의 형태로 확산됐다. 그런데 지역주의가 완화되는 과정에서 수도권과 지방, 세대 등 사회의 다른 균열 구조가 생겼는데 정당이 그걸 수용해내지 못하고 있다.

정용덕 한국사회과학협의회장=지난해 서울시장은 시민사회 쪽에서 나왔다. 올해 대선에선 정당인이 아닌 사람이 최고 수준의 대선 후보로 꼽힌다. 정당의 뒷받침 없이도 원활한 국정 운영은 가능한 것인지 논의해보자. 그게 아니라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는 건가.

김형준=독일의 녹색당은 중요한 정책 어젠다를 중심으로 단체가 형성되고 그것이 정당으로 발전된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우리 경우엔 정당이든 시민단체든 중요한 정책 어젠다가 아니라 권력을 추구하기 위해 모인다는 문제점이 있다. 정당과 시민단체의 차이는 한쪽이 권력을 추구하고, 다른 쪽은 권력을 감시하는 거다. 그런데 이게 중첩돼 나타나면 사회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깨진다. 우리는 지금 정당의 독과점 체제가 무너졌다. 대안으로 시민단체에선 거버넌스 정당을 말한다. 독점이 아니라 정당과 시민단체, 이익단체를 모두 하나로 묶어 거버넌스 형태로 가져가자는 거다. 그러나 그러면 책임성에 문제가 생긴다. 유권자들이 최종적으로 선거를 통해 심판해야 하는데 정당 정치가 무너지면서 책임을 묻기 어렵다.

김민전=우리 정당이나 시민단체는 구조상 유사하다. 밑에서 위로의 방식이 아니란 측면에서 그렇다. 시민단체는 어느 순간부터 굉장히 약화되고 있다. 정당이 계속 재창당하는 과정에서 시민단체 세력을 흡수하다 보니 남은 인재 풀도 별로 없다. 결국 한국의 정당구조가 바뀌려면 어느 한 단체가 나와 주도하는 게 아니라 정당 자체가 열린 구조로 가야 한다. 당에 아주 쉽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구조가 열려야 한다. 또 한국 정치구조는 어차피 법에 의해 이끌려 온 측면이 강하다. 결국 법·제도를 바꾸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역사상 위에서 아래로 동원하기 위한 정당을 만들었던 걸 제외하면 민노당 창당 때 처음으로 대중정당 모델이 적용됐다. 그런데 이런 모델도 특정 계파가 장악하고 역이용하면서 문제가 됐다. 앞으론 당을 더 여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대중정당 모델보다 더 개방적인 모델로 가야 한다.

정상호=당 밖의 참신한 인물을 정당에 영입해 당을 소생시키려는 시도는 4·19 이후 계속됐다. 60년대 재야 인사, 80년대 민주화운동 관련자, 90년대 386세대, 최근엔 마지막 자원인 시민사회 사람들이다. 문제는 그런 흐름이 당의 체질 변화를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는 거다. 게다가 시민단체와 정당은 정책협약이 아닌 개별 영입 방식이어서 선순환 협력을 이루지 못했다. 유럽에선 많은 시민단체가 정책 중심으로 정당을 지지한다. 시민단체가 정치화될 수 있다고 인정한다 해도 대선이나 총선으로 직진하는 건 문제다. 유럽 녹색당이 처음부터 총선에 나간 게 아니다. 정책을 만들고 풀뿌리 조직을 다지는 과정을 거쳤다. 한국 시민단체가 정당과 관계를 맺는다면 지방의회 수준에서 시도할 필요가 있다. 독일식 정당 명부 비례대표제는 고려할 만하다. 시민단체, 정당과 선거학회에서도 선호한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소수 정당 진입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선 지역구를 줄이고, 비례대표를 넓히는 것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저항과 국민의 부정적 인식 탓에 외면받고 있다.

송석윤=크게 보면 80~90년대 민주화운동 세력의 상당수가 시민운동 세력으로 들어갔다. 이들 중 소수는 민중정당, 대다수는 제도 정치권으로 편입됐다. 그런데 시민단체가 한꺼번에 움직인 게 아니다. 간부들만 정치권으로 충원됐다. 정치권으로의 충원이 개인 베이스로 이뤄졌다. 남겨진 시민단체는 우리 정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보니 사실상 정당의 역할까지 떠맡는 기이한 형태가 됐다. 대중정당이 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엔 기본적으론 동의한다. 그러나 정당이 어떤 모델을 추구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각 정당이 선택할 문제다. 성공과 실패도 각자 책임질 일이다. 우리는 2004년 정당법을 개정하면서 지구당을 금지했다. 그런데 지구당을 만들 것인지, 안 만들 것인지는 각 정당이 알아서 할 문제다. 정당 조직을 강제하는 식의 제도개혁을 다시 해선 안 된다. 정당이 전국 정당을 하든 아니면 광역자치단체 지역 정당을 하든 그것도 정당의 선택이지 법으로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다.

최상연=한국에서 정당은 어떻게 개혁돼야 할까. 많은 사람이 지역패권주의의 문제점을 얘기한다. 실제로 올해 총선 결과를 보면 영·호남의 지역주의가 여전했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로 거론되는 지역당 문제는 과연 깨질 수 있는 것인가. 정당 개혁의 핵심 과제는 뭐고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 일인지 따져보자.

김형준=한국 정당은 세 가지 나쁜 특징이 있다. 첫째는 1인 지배의 인물 정당이다. 정당이 이념이나 가치로 움직이지 않는다. 둘째는 지역패권 정당이다. 88년 13대 국회에서부터 철저하게 지역으로 나눠졌다. 셋째는 권력추구형 정당이다. 집권 여당은 대통령이 국회를 지배하는 정책적 수단이었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몰됐다. 이런 게 가능했던 근본 이유는 정당이 움직이지 않아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제도가 있다. 63년 도입된 비례대표제는 우호세력을 만들려는 여당과 돈을 만들려는 야당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생겼다. 도입 의도가 불순했다. 81년엔 관제 야당을 돕기 위해 국고보조금제를 채택했다. 자발적 조직단체에 국민 혈세를 쓰는 것도 문제지만 당비가 없어도 당이 굴러가니 허약한 당원 체제가 불가피하다. 그래서 모든 권력은 당 대표에게 쏠리고 중앙당은 비대해진다. 두 가지를 모두 폐지해야 한다. 관건은 비대한 중앙당 구조를 깨는 것이다. 당원들이 오픈 프라이머리로 대표를 직접 뽑으면 동원체제가 아니라 진정한 당원체제가 만들어진다. 지구당 차원에선 중앙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지역 주민의 눈치를 보며 대리인이 되게 강요한다. 그래야 책임정치가 이뤄진다.

김민전=문제는 오픈 프라이머리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지금 미국보단 한국이 더 개인화돼 있고 정치에 대한 불신도 크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참여하도록 유도하려면 선관위가 같은 날 관리하면서 투표 용지에도 각 당의 이름을 같이 써서 한 명만 선택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유권자도 기표소에서 자신이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다른 사람이 모르는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면 30% 이상은 오픈 프라이머리에 참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참석하면 동원 문제 등이 해결된다. 원내 정당화라는 건 중앙당 사이즈를 줄이는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이 당직을 맡지 않는 거다. 의원은 입법에 전념하고 당직은 선거 때 열심히 뛰어다니는 사람이 맡으면 된다.

송석윤=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지역주의 문제보다 오히려 수도권과 지방의 문제가 더 중요해졌다. 우리는 한 세대 사이에 수도권 인구가 7~8배 늘었다. 과거엔 지방 출신들이 중앙에서 부딪치며 권력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지금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엘리트가 있지만 수도권 엘리트가 절반인 상황이다. 수도권 2세, 3세에게 지역 정체성이 남아 있을까에 대해선 의문이다.

정상호=우리의 경우 정치적 실험이 너무 단기간에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 제도적 숙성이 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한다. 진성 당원제든 기간 당원제든 제도가 안착될 때까지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꾸준하게 밀고 가야 하는데 실험만 계속하다 바꿔버린다. 비례대표제와 국고보조금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엔 반대다. 나쁜 취지와 맥락에서 도입된 것은 다른 문제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면 여성 의원들이 그 숫자만큼 더 늘어날지에 대해 의문이다. 비례대표제가 갖는 긍정적 효과도 봐야 한다. 다만 좀 더 투명하고 전격 개방하는 형태로 개선할 필요는 있겠다. 당 대표 폐지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엔 3년간 6명의 당 대표가 바뀌었다. 그때 보면 정당이 굴러가질 않았다. 한국 사회에선 어차피 당 대표가 당의 구심적 역할을 하는 게 사실이다. 분권화된 구조 속에선 정당이 잘 작동하지 못한다.

정용덕=그런데 이런 개혁을 하려면 무엇보다 절박감이 있어야 한다. 우리 정당이 이런 절박감을 갖게 만들 수 있는 힘은 뭐가 있을까.

정상호=개혁이 가능하려면 IMF 위기와 같은 구조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당을 보면 사실상 파산 선고를 받은 거다. 무소속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생했고, 안철수 현상이 1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니 지금이 정당 개혁을 말할 시의적절한 때다. 당이 활성화되려면 우선 경쟁 구도가 조성돼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근태 복지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당에서 뽑아 임명한 적이 있다. 유력 주자가 갑자기 차출돼 정부로 들어가자 당이 활력을 잃었다. 대통령과 당 후보 사이엔 종속적 서열구조가 만들어졌다. 당 활성화를 고려하지 않은 조치였다. 또한 우리 당은 정책 생산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 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정책기관이 비대하고 관료조직화돼 있어 실질적 정책생산이 잘 안 된다.

김민전=국고보조금 문제는 어차피 만들어진 제도이니 돈을 제대로 쓸 필요가 있다. 당이나 후보에 대한 국고보조금에 대해선 소액으로 정책과 매칭해 주는 게 옳은 방향이다.

김형준=독일에선 국고보조금을 싱크탱크에 준다. 돈을 지원받은 정책기관은 정책을 생산하고 이와 함께 민주시민 교육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당의 정책기관에 같은 계파 사람을 심는다. 인식의 대변환이 필요하다. 정치에도 나비효과가 있다. 조그만 것 같지만 그 조그만 것이 나중에 엄청난 해일을 일으킬 수 있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그런 거다. 정치 지도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입장에서 다 내려놓고 정치를 바로 세워야겠다는 인식을 가져야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어떤 개혁안도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올라가면 변질된다. 자기 기득권과 관련된 건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원들에게 족쇄를 채울 수 있는 독립된 정치개혁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 논의하고, 거기서 결정된 걸 국회가 받아들이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송석윤=정치개혁처럼 여야의 이해가 합치하는 부분에 대해선 사법부가 관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입법권을 박탈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정당은 기본적으로 단체다. 사람들의 모임이다. 당원의 수준이 정당의 수준을 결정한다. 제도적 측면으로 들어가면 한국은 우리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엘리트 그룹인 공무원과 교원의 정당 가입이 정당법상 전면 배제돼 있다. 정치 헌금도 금지다. 전 세계 선진국 중 유례가 없다. 공무원과 교원의 정당 가입은 우리 정치문화상 여론의 반대에 부닥친다. 법원에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위헌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예컨대 전교조는 실질적인 정당 활동을 하고 있다. 야당과 상당한 공감대가 있다. 그렇다면 정당 가입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 정치 활동은 교회에 나가는 거와 같다. 어떤 종교를 갖든 공무 집행 중엔 종교적 중립을 지키면 된다. 그걸 전면 금지할 필요는 없다. 정치자금을 내는 건 국민의 기본 권리다. 완전 금지는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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