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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퇴장할 대통령 기다립니다”

1991년 바이츠제커 독일 대통령 방한 시 환영 만찬장에 3김이 모였다.합당 이후에도 어색한 그들의 관계가 표정에 그대로 드러난다.
#1984년 10월 전국체전 개막식. 전두환 대통령과 이순자 영부인의 얼굴이 관객석에 등장했다. 수천 명의 학생이 동원된 카드섹션을 통해서였다. 이벤트는 3년 뒤 여의도에서 치러진 국군의날 행사에서도 벌어졌다. 그때마다 사진기자들은 일제히 그 광경을 담았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카드 뒷면의 민심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1996년 4월 총선. 종로에선 거물 셋이 출마했다. 이종찬·이명박·노무현. 당시만 해도 노 후보의 도전은 무모함 그 자체였다. 그리고 현실은 더 냉혹했다. 트럭 위에 올라서서 연설하는 노 후보의 길거리 유세를 지켜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휑한 자리가 그대로 앵글에 잡혔다. 후보 9명이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에서 그는 맨 끝에 있었다. 하지만 2년 뒤엔 달랐다. 이명박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물러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고 그는 결국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했다. ‘종로가 바뀌면 한국 정치가 바뀐다’는 그의 말이 딱 맞았다.

박정희부터 이명박까지, 역대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린다. 4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 아트링크에서다. 35년간 중앙일간지 사진기자로 현장을 누빈 최재영(60·사진)씨가 대통령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렌즈에 담아 그때 그 시절을 전한다.

그는 사진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을 보세요. 누가 아름답게 퇴장을 했나요. 대통령 후보로 유세할 때, 대통령 취임식을 할 때 모두가 상기된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물러날 때는 비장하고, 슬프고, 부끄러워했죠. 다시 대선이 코앞입니다. 누가 되든 제발 시작할 때 끝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진전 제목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빛과 그림자’로 붙였다.

대통령들의 사진을 모은 건 오롯한 그의 끈기였다. 국회·청와대 출입 경력이 합해 봐야 5년이 채 되지 않는 그였지만 각 대통령들의 유세 사진부터 퇴임까지, 현장을 쫓아다니며 셔터를 눌렀다. 그래서 그가 전시하는 작품들도 대통령의 사생활이라기보단 오히려 그들이 공식 행사 중 보여준 찰나의 표정, 그 속마음을 포착한 것들이다. 1991년 바이츠제커 독일 대통령의 방한 환영회에 모인 3김의 어색한 표정이 대표적이다.

그는 대통령 관련 사진을 찍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도 했다. 1987년 겨울, 여의도에서 양 김 유세장에 몰린 군중의 모습이 계기였다. 당시 완공을 앞둔 LG 트윈빌딩 옥상에 올라갔다가 출입문이 잠겨 얼어죽을 뻔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때를 뿌듯해 했다. “양측이 서로 100만 지지자를 주장하던 때라 이를 보여주는 사진이 절대적이었다”고 했다.

전시에서는 사진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의 육성도 함께 들려준다. 또 그들이 재임 당시 발행한 우표도 볼거리로 선보인다. 1~2개에 그쳤던 다른 이들과 달리 전두환 전 대통령은 무려 47종의 우표를 만들었다는 게 흥미롭다. 전시를 위해 역대 우표를 모두 사들인 최 작가는 “박 전 대통령의 취임 기념 우표가 제일 비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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