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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사이버 공간, 노크가 필요하다

박상빈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4학년
문은 새로운 공간으로의 이동을 가능케 하는 통로의 ‘가로막’이다. 문이 없는 통로의 공간은 사람, 자원, 정보의 이동이 자유로운 반면 문이 있다면 필요에 따라 이들의 이동이 적절히 차단되거나 통제된다. 일찍부터 조선을 비롯한 동서고금의 나라는 문을 이용해 조정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물자를 통제하거나 감시했고, 때론 문을 굳게 닫아 만일의 위험에서 왕권을 보호하기도 했다. 문의 역사는 현대에도 잘 이어졌다. 여전히 여러 공간은 문을 통해 외부와 교류하고 있으며, 밤이나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굳게 닫아 사유재산을 지키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문’의 의미가 희미해진 어떤 공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열린 공간’을 지향하며 ‘소통’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라는 공간이다. 물론 정보 공개의 제한 설정과 친구 수락 유무, 그리고 전화번호 교환 유무에 따라 그 제한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용자는 이 공간에서 알고자 하는 사적인 정보를 주인의 허락 없이 얻을 수 있고, 반대로 특정 인물에게 정보를 강제로 전달하거나 쉽게 떠넘길 수 있기도 하다. 지난 시절의 문이 여러 형태의 자원을 적절히 통제하거나 원하지 않는 경우 차단의 역할로도 수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논란을 낳고 있는 사이버상의 ‘문’은 어떤 노크와 허락도 없이 마구잡이로 열리는 고장 난 ‘자동문’에 가깝다.

 ‘티아라 놀이’라고 불리는 왕따 사건 등 학교폭력에서 이런 SNS와 모바일 메신저가 악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존재조차 희미해진 문의 부작용을 우리는 체감할 수 있다. 혼자 있고 싶은 어떤 개인에게 다가가 욕하고 괴롭히는 일방성을 넘어 그를 개인 공간에서 강제로 빼낸 뒤 ‘카톡 감옥’에 넣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한 뒤 단체로 가혹한 고통을 주기도 한다. SNS를 악용해 ‘신상 털기’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무차별적인 정보 퍼나르기는 개인에게 어떠한 프라이버시나 개인적인 권리도 허락하지 않는 끔찍한 폭력 행위다.

 앞으로 ‘승낙’이나 ‘차단’ 등의 기술적 보완이 더 추가돼야겠으나 사이버 공간에서 노크 없이 열리는 이런 문의 존재에 대해 사용자들부터 이해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누군가의 권리를 무참히 짓밟는 폭력을 가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자유로운 접근을 이용해 잘못된 의도로 정보를 취득해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자는 얘기다. 노크의 중요성과 개인 사생활에 대한 존중을 되새기며 사이버 공간에 성숙한 문화를 구축해야 할 때다. 존재가 희미해진 문일지라도 그 또한 본래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SNS 등 사이버 공간이 다시금 긍정적인 소통의 공간으로 태어나도록 하는 중요한 출구가 될 것이다.

◆대학생 칼럼 보낼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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