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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혼자 사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사회 시스템은 그대로이니

[일러스트=강일구]

미혼인 채로 나이 서른만 넘겨도 노처녀, 노총각 소리를 듣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 장가도 안 가고 뭐 했느냐” “얼마나 눈이 높아서 여태 시집도 못 갔느냐”는 걱정인지 핀잔인지 모를 소리가 듣기 싫어서 명절에도 고향에 안 간다는 처녀, 총각이 많았다. 불과 얼마 전 얘기다.

 그랬던 것이 확 바뀌어 요즘엔 노처녀니 노총각이니 하는 말 자체가 사라졌다. 남녀 구분 없이 ‘싱글’ 또는 ‘싱글족(族)’이 대세다. 주위를 둘러보면 혼자 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마음에 맞는 짝을 못 만났거나 결혼할 형편이 안 돼 혼자 사는 사람도 있지만 독신을 고집하며 혼자 사는 사람도 있다. 결혼을 필수 아닌 선택으로 보는 사람들이다. 대가족 제도가 붕괴되면서 혼자 사는 노인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 자식들 다 떠나보내고 덩그러니 둘만 남아 빈 둥지를 지키는 노부부 중 한 쪽이 먼저 세상을 뜨면 남은 사람은 대개 독거노인이 된다.

 시골로 갈수록 빈 집 지키며 혼자 사는 노인이 많다. 전남 고흥군의 경우 네 집 중 한 집이 노인 혼자 사는 집이다. 이혼이나 별거 등 가족 해체에 따라 다시 혼자가 된 ‘돌싱’도 많다. 가족을 외국에 보내고 혼자 사는 ‘기러기’도 있다. 이래저래 1인 가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인 가구의 급증은 통계로 확인되고 있다. 가족 구성원 수로 따졌을 때 이미 1인 가구가 전체 가구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전국의 1인 가구 수는 435만8642가구(25.3%)로 지난해까지 가장 많았던 2인 가구(25.2%)를 근소한 차로 앞질렀다. 1인 가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나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가구의 34.3%까지 높아질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부부만 사는 2인 가구(22.7%)나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다인(多人) 가구(20.3%)보다 1인 가구가 훨씬 많아진다는 것이다.

 가족 구성은 급격히 바뀌고 있지만 제도나 관습은 제자리걸음이다. 복지·세제·주택 등 사회 제도는 여전히 다인 가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다 못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려 해도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있어야 한다. 임대주택 같은 공공주택 분양에서도 1인 가구는 찬밥 신세다. 공급되는 주택의 형태나 구조 또한 다인 가구 위주다. 싱글족을 겨냥한 가전제품이나 1인용 식품 포장이 늘고 있다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식당에 가서 밥을 한 끼 먹으려 해도 혼자서는 왠지 불편하고, 눈치가 보인다.

 대가족에서 핵가족, 핵가족에서 1인 가구로 가족 구성은 급속히 변하고 있지만 사회 시스템은 이를 못 따라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맞춰 제도, 관습,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화려한 싱글보다 초라한 싱글이 훨씬 많다.

글=배명복 논설위원·순회특파원
사진=강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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