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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숨결…" 잡스 숨지기 한 달전 전쟁선포

“핵전쟁을 벌이겠다.”

고(故) 스티브 잡스(사진) 애플 창업자가 지난해 10월 5일 숨지기 한 달여 전에 한 말이다. 그가 전쟁을 벌이겠다고 한 상대는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였다. 그는 “그것을 파괴하는 데 필요하다면 내 마지막 숨결까지 바치겠다”고까지 했다.

 당시 잡스는 안드로이드를 잡기 위해 구글을 상대로 1년 넘게 특허소송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전쟁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안드로이드폰의 대표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대만 HTC 등이 그 대상이었다.

 잡스의 선언은 그의 사후 애플의 독트린이 됐다. 후계자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그 독트린에 따라 ‘비타협적인 소송전’을 유지했다. 애플과 삼성이 미 법원의 권고에 따라 이번 평결 직전 대화를 가졌으나 타협이 이뤄지지 않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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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로이드 미 특허소송 전문 변호사는 26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잡스의 말을 통해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소송에서 앞으로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로 삼성·HTC 등을 시장 밖으로 밀어내려는 전략이다. 애플 입장에서 보면 배상금 10억4934만 달러(약 1조1910억원)는 안중에도 없다고 봐야 한다. “팀 쿡이 얻은 평결은 절반의 승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블룸버그가 평가한 이유다.

 나머지 절반은 판매금지 소송에서의 승리다. 애플은 이미 삼성 갤럭시S3와 갤럭시탭10.1 등을 세계 최대 미 시장에서 팔지 못하도록 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제부터 진짜 싸움인 셈이다. 미 연방법원 캘리포니아북부 지원이 9월 20일 심리를 시작한다. 그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뿐 아니라 안드로이드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라고 수세적이지만은 않다. 구글 등은 “애플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구글도 단순히 금전적인 배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판매를 금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싸움은 특허소송의 역사에서 새로운 현상으로 꼽힌다. 마크 렘리 스탠퍼드대(법학) 교수는 최근 미 법률매체인 아메리칸로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특허소송은 사용료를 받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런 소송에선 상대가 비즈니스를 잘해야 소송을 제기한 쪽도 이익(사용료)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애플·구글·삼성전자 등이 현재 벌이는 소송은 “상대를 시장에서 축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아주 파괴적”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IT칼럼니스트 웨인 래시는 여기서 더 나아가 “특허전쟁이 ‘상호확증파괴(MAD·Mutual Assured Destruction)’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 결과는 개방·상호의존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IT 생태계의 붕괴일 수도 있다.

  LA타임스는 “애플과 구글 등이 혁신을 통한 경쟁에 한계를 느끼자 방어 차원에서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는 게 IT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상호확증파괴(MAD)=1950년대 말 이후 미국이 소련과 핵무기 경쟁에서 구사했던 전략. 핵전쟁이 일어나면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두려움을 갖도록 해 핵전쟁을 억제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요즘 IT 세계에선 특허전쟁이 적과 아군을 확실하게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하는 용어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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