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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없인 투표 몬한다” 한때 아수라장

26일 울산시 남구 신정동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었다. 세 후보의 불참으로 후보 연설 없이 현장투표만으로 경선을 진행하려 하자 한 당원이 항의하고 있다. [울산=송봉근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의 두 번째 지역인 울산 경선이 열린 26일 종하체육관에선 하루 종일 문재인 대 비(非)문재인의 대결이 벌어졌다. 예정 시간을 30분 넘긴 오후 2시30분, 손학규·김두관·정세균 등 비문재인 후보 3명이 울산의 한 호텔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가 마련한 절충안을 수용할지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오전 세 후보 측은 모바일 투표방식 변경, 이미 실시된 권리당원과 제주·울산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 재실시 등을 요구하며 “당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했다. 손 후보 측은 “시작부터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는 경선이 됐고, 이 모든 책임은 당과 선관위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김두관 후보 역시 “선거 사상 처음 있는 일로 후보 간에 공식적인 합의가 없었던 특정 후보를 위한 행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세균 후보도 행사장을 찾아 “룰에 공정성이 없는 경선은 인정받기 어렵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에 당 지도부는 ▶제주·울산 모바일 투표를 재검표해 문제가 되는 선거인단의 경우 서울 경선 때 투표 기회를 주고 ▶권리당원은 현장 투표를 통해 재투표를 실시하자는 절충안을 후보들에게 제시했다. 하지만 비문 주자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경선 보이콧을 결정했다.

 같은 시간 문재인 후보는 연설회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잘 해결될 것”이라며 대기실에서 혼자 행사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결국 세 후보의 불참으로 연설회가 취소됐고 대의원들의 현장 투표만 실시하게 되자 그는 행사장을 떠났다.

 지지자들과 당원들도 문(文) 대 비문(非文)의 대결 양상을 띠었다. 4시쯤 당 선관위가 투표 개시를 선언하자 비문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당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면서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몬한다(못한다). 후보 없인 투표 몬한다” “이해찬 나와!” 등의 고성이 20분간 이어졌다. 반면 다른 한쪽에선 문 후보 지지자들이 대형 스크린에 상영된 문 후보의 동영상을 보면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비문 주자들은 핵심 요구사항이 관철되기 전에는 경선 보이콧을 철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 선관위와 문 후보 측은 난감한 입장이다. 당 선관위 김승남 간사는 “모든 후보의 대리인들이 모여 선관위에서 시연을 여러 차례 했다. 지금 와서 문제 제기하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해서 이제 와서 떼를 쓰면 수권정당으로서의 당의 위상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만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당이 다른 후보들의 근심을 덜어줄 방법을 제시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우리는 찬성”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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