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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실종 아닌가' 강호동 깜짝 놀라 지적하자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대통령 자질에서 상식은 특히 중요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주 상식에서 벗어나 국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대통령직 못해먹겠다고 했고, 북한 핵개발에 관대했으며, 갑자기 한나라당에 대연정(大聯政)을 하자고 했다. 이런 게 모여 531만 표 차가 된 것이다.

 지도자는 대부분 상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안철수 교수는 과학자인 탓인지 더 각별히 강조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이 승리하자 그는 ‘상식이 비(非)상식을 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를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로 볼 만큼 그는 상식을 좋아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종종 상식에서 벗어난다. 그는 2009년 6월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다. 자신을 세상에 노출시키는 것이어서 이 프로는 매우 중요했다. 그는 일반인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화를 말했다. 그는 1991년 2월 6일 입대했다. 그날 새벽까지 컴퓨터 백신을 만들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작업에 열중하느라 ‘가족’에게 군대 간다는 얘기도 하지 않고 훈련소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죄송한 마음으로 쥐여 살고 있다”고 했으니 ‘가족’은 아내가 분명하다.

 스토리가 너무 특이해 강호동은 깜짝 놀랐다. 그러면 ‘실종 아닌가’라는 지적에 안철수는 부인하지 않았다. 이 일은 ‘안철수는 비범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주었고, 어느 고교 국어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되면 외신도 세상에 알릴 것이다.

 그런데 이 얘기는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8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부인은 “군대 가는 날 기차에 태워 보냈다”고 했다. 안 교수가 새벽까지 일하긴 했지만 부인에게 말도 안 하고 군대 간 것은 아닌 것이다. 입영(入營)은 남자에게 큰 사건이다. 이를 가족에게 얘기하지 않는다는 건 비범이 아니라 비상식이다. 안 교수가 입영 날짜까지 밝힌 걸 보면 기억이 흔들렸다고도 볼 수 없다.

 ‘무릎팍 도사’ 같은 유명 TV프로에 출연하면 흥분돼 자신도 모르게 과장된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신이 깜박한 것을 ‘훈련소 내무반’에서 알았다고 하는 걸 보면 순간적인 과장도 아닌 것 같다. 안철수 마음속엔 어떤 심리적 작동장치가 있길래 이렇게 비상식적인 얘기를 했을까. 혹시 그는 말을 쉽게 하는 스타일은 아닐까.

 오동일엽(梧桐一葉)이라 했다. 오동잎 하나 지는 걸 보고 가을이 왔음을 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작은 게 큰 걸 말해주는 경우가 많다. 세상의 중요한 상식 중 하나는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선 쉽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이런 상식을 잘 지키지 않는다.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에서 그는 쇠고기 촛불, 용산사태, 한진중공업 농성, 천안함, 제주해군기지, 대북정책을 언급했다. 이런 것들은 한국 사회의 문제를 압축하는 핵심 사안이다. 주요 지도자가 이에 대해 입을 열려면 철저한 공부와 고민이 필수적이다. 신문기사와 판결문, 전문가 분석을 충분히 읽고 전후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안철수는 쉽게 ‘좌파 운동권 신입생’ 같은 시각을 드러냈다. “개발만능주의 정부가 빚은 참극(용산사태), 정부가 사람 모이는 걸 두려워했다(촛불), 정부가 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다(제주기지), 정부가 채찍만 써서 남북갈등이 심화됐다(북한), 정부가 이견을 무시했다(천안함)···.”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용산은 끔찍한 폭력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이고, 정부가 싸운 건 평화 촛불이 아니라 폭력 시위였고, 강정기지를 택한 건 제주도민과 마을주민이고, 남북갈등을 만든 건 북한이며, 천안함 때 정부는 야권인사까지 조사위에 집어넣었다.

 국정 운영은 컴퓨터 백신이나 청춘 콘서트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안철수는 대권 과외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역사·정치·경제·사회는 속성 과외로 되지 않는다. 안 교수 두뇌가 아무리 뛰어나도 어려운 문제다. 노력과 경험 그리고 고뇌라는 상식의 3박자가 있어야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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