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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공급과잉·불황 … 아파트 상가 ‘3재’

인천시 송도지구 컨벤시아 대로변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단지 내 상가. 지상 1~2층 100여 점포인데 이른바 ‘먹상가’(대로변에 접하지 않은 1층의 내부 점포)와 2층 점포는 대부분 비어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은 “2010년 말 입주 이후 절반이 넘는 60여 점포가 줄곧 공실로 남아 있다”며 “공실이 상권 활성화를 방해하고 이로 인해 분양·임대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가운데 입주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팔리지도 않고 임대도 안 돼 공실로 남아 있는 상가가 적지 않다.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고정 수요 덕에 안정적 투자처로 꼽혔던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특히 민간업체가 짓는 아파트 상가는 신규 분양이 잘 안 되고 입주 2~3년이 지나도록 공실로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하다. 비싼 분양가, 공급 과잉, 경기 침체 등의 영향이다.

 서울에서는 최근 입주한 재개발·재건축 단지나 용산·중구 등 남산 주변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분양·임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상가는 입주한 지 4~6년이 됐지만 빈 상가 비율이 20~30%나 된다. 상가분양업체인 CS프라임 장경철 이사는 “송도지구나 경기도 광교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 민간아파트 단지 내 상가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며 “전반적인 경기 침체 탓에 분양·임대가 쉽지 않아 빈 점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때 잘 나가던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우선 분양가가 많이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서울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분양가는 3.3㎡당 평균 2601만원으로, 2010년보다 3.3㎡당 500만원 정도 올랐다. 송도지구에서 2009년 입주한 더샾퍼스트월드는 3.3㎡당 평균 1500만원 선이었으나 지난해 인근에서 분양된 더샾하버뷰Ⅱ는 3.3㎡당 평균 1900만원대에 나왔다.

 분양가가 뛰면 가격 거부감으로 분양 자체가 어려워지는 데다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져 입주 후 상가 활성화에도 걸림돌이 된다.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안민석 연구원은 “서울에서는 평균적으로 월세가 200만원 이상 되면 세탁소 등 생활필수업종은 입점할 수가 없다”며 “분양가 상승으로 아파트 상가에 입점할 수 있는 업종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배후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도 많다. 상가정보연구소가 지난해 하반기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내 상가 80곳을 조사한 결과 배후 가구당 상가 면적이 평균 2.6㎡에 달했다. 100가구짜리 단지라면 상가가 260㎡나 들어서는 것이다. 이 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LH 아파트 상가의 가구당 상가 면적이 대개 1.3㎡ 정도인 것에 비하면 두 배 정도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할인마트 등 대형 상권이 동네 상권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권강수 대표는 “과거에는 아파트 상가에 입점하려는 자영업자가 많았지만 할인마트 등에 수요를 뺏기면서 아파트 상가의 인기가 시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파트 상가 투자 때 분양가나 공급 물량 외에도 주변 상권 여부, 아파트 입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후 수요가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상권이 형성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LH 등이 분양하는 공공아파트 상가가 싼 분양가 등으로 다소 나은 편이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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