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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차이나 리스크’ 현실이 되나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회복과 침체 중 ‘중국발 쇼크’ 쪽에 무게 중심을 옮기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글로벌 증시와 관계없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중국 증시가 이를 대변한다.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20.97포인트(0.99%) 하락한 2092.1로 마감했다. 2100 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3월 3일(2071.43)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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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 선이 위험하다는 시각도 많다. 이번 주 상하이종합지수 등락 범위를 제시한 11개 중국 증권회사 가운데 저점을 2000으로 전망한 곳이 3개사나 됐다.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 리샤오솬 연구원은 “상하이 증시 2000 선이 붕괴될 것”이라며 “중국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2100 선이 무너진 데 일조한 수치는 HSBC은행의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다. HSBC은행이 주로 연안지역의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경기 상황을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다. 50을 웃돌면 경기 상승, 밑돌면 경기 하강을 뜻한다. 8월 이 지수의 예비치가 47.8을 기록했다. 9개월 만에 최저치다. 50을 넘지 못했다는 것은 아직도 중국 경기가 바닥은 아니라는 의미다.

 
중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는 연초부터 예고됐다. 3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올해 성장목표치를 7.5%로 제시했다.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한 이래 처음으로 바오바(保八·8% 이상 경제성장률)를 포기했다. 당시만 해도 금융권은 이를 중국 정부의 엄살로 봤다.

 그런데 엄살이 아니었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1%, 2분기에는 7.6%에 그쳤다. 당초 하반기에는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봤지만 최근 발표되는 3분기 지표는 더 안 좋다. 쑹궈칭 중국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최근 베이징대학에서 열린 포럼에서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은 2분기보다 낮은 7.4%일 것”이라며 “중국 GDP 성장률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8%로 낮췄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8.1%에서 7.9%로 하향조정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전망도 나온다. 중국 칭화(靑華)대학 경영학원의 패트릭 쇼바넥 부교수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는 경기순환 주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실제로는 4~5%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역시 이달 초 “중국이 2분기에 7.6% 성장했는데 그건 정부의 공식 발표일 뿐 실제로는 4% 정도로 성장률이 떨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위기론이 깊어지다 보니 장기 성장에 대한 믿음까지 흔들리는 분위기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초 “중국 경제가 30년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중국 위기론’에 불을 댕겼다.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수출·투자·소비의 3두 마차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며 “그동안 중국의 고속성장을 이끌었던 저임금 노동력의 강점도 2016년이면 중단돼 산업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부동산 거품, 인프라 과잉투자, 인구 노령화 때문에 “중국의 (고속 성장) 신화는 곧 깨진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제를 비관하는 이들의 근거는 부동산 투자다. 부동산 투자는 올해 상반기 중국 GDP의 13% 이상을 차지했고, 과거 10년간 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텅 빈 아파트 단지가 중국 대륙을 뒤덮고 있다. 올해 1~7월 신규주택용 토지 구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감소했다. 쑹궈칭 교수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9.2% 가운데 5%포인트가 도로·교량·콘도·빌라 등을 건설한 부동산 경기에서 왔다”며 “올해 같은 수준의 부동산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장률 5%포인트가 깎인다”고 지적했다.

 기댈 곳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 의지다. 그러나 이마저 녹록지 않다. 무리한 확장은 지방정부 재정 부실, 부동산 가격 급등을 불러오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2월과 5월에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6월과 7월에 기준금리를 연달아 낮췄지만, 최근에는 이렇다 할 정책을 못 내놓는 이유다. 뉴다오(牛刀) CC-TV 경제평론가는 “중국 경제는 빙하에 부딪쳐 침몰하는 타이타닉과 같은 처지”라며 “금리인하로는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부정적 시각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경제를 낙관하는 이도 많다. ‘원자재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대표적이다. 그는 최근 CNBC 방송에 출연해 “내가 보유한 중국 자산 중 판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내가 보유한 중국 주식은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템플턴 이머징마켓 그룹의 회장인 마크 모비우스는 최근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이가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지, 연착륙할지를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착륙하지 않고 계속 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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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