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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졸 노동자 출신 고위공무원 됐다

“투쟁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투쟁을 중시하며 대화하지 말고 대화를 중시하며 투쟁하길 바란다.”

 27일자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상임위원에 임명된 오길성(58·사진)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노동계 후배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지노위 상임위원은 고용노동부의 별정직 고위공무원(국장급)이다. 노동 분쟁을 조정·판정하는 ‘행정 심판’ 역이다. 민주노총 출신으론 정종승(50) 경북지노위 위원장에 이어 오씨가 두 번째 이 자리에 올랐다.

정 위원장은 대학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노총 산하 전국사무금융노조 정책실장을 지냈다. 반면 오 위원은 중졸 학력에 ‘정통’ 생산직 노동자 출신이다. 1984년 경기도 성남 지역 최초의 노조(라이프제화 노조)를 만들었고,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노협 때부터 중앙의 고위 임원을 지냈다. 2009년 뒤늦게 ‘나랏일’(고용부 울산지청 교섭협력관)을 시작해, 3년 만에 고위 공무원이 됐다. 이런 경력을 가진 사람은 오 위원이 처음이다. 그는 “주위의 기대와 우려가 커 책임과 부담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인사에 대한 반응은.

 “사용자 쪽에서 행여나 (노동계에) 편향된 판정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같다. 하지만 노·사문제는 신뢰·소통의 문제다. 노동계를 잘 아니까 그만큼 그 쪽을 더 잘 이해시킬 수도 있다.”

 - 교섭협력관 땐 어떤 일을 했나.

 “주요 분규 때마다 ‘중간자’ 역할을 했다. 가령 한진중공업 사태 때 노조는 공식교섭을 통해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고, 회사는 정리해고는 협상 대상이 아니니 노사협의회에서 논의하자고 맞섰다. 내가 (제3의 형식인) 노사정간담회를 제안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 관직에 뛰어든 계기는.

 “노총 부위원장 때 장기분규 사업장 문제를 논의하느라 고용부 사람들과 정례적으로 만났다. 그 때 노사분규 해결에 정부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걸 알게됐다. 교섭협력관 제도가 생겼을 때 내가 맡으면 노동계에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후배들도 이해해줬다.”

 - 80년대 본인이 노동운동을 시작할 당시와 요즘을 비교하면.

 “당시에는 임금 착취와 인권 문제가 주요 이슈였는데 요즘은 고용·일자리가 쟁점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노동운동의) 조건이 달라졌다.”

 - 노·사에 바라는 말은.

 “투쟁은 요구 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투쟁의 결과는 협상·대화를 통해 정리된다. 노동계 후배들이 투쟁을 중시하며 대화하지 말고 대화를 중시하며 투쟁했으면 한다. 사용자들도 노동자들을 불온시하지 말고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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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