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프랑스 요리=코스’ 공식 벗어나 한 접시로 즐기는 독창적인 맛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가스트로펍 ‘루이쌍끄’는 ‘프랑스 요리는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메추리 요리와 테린 같은 프랑스 요리를 2~4만원에 맛볼 수 있다.

스타 셰프의 맛집, 이번에는 루이쌍끄를 통해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이유석(32) 셰프다. 그가 운영하는 루이쌍끄에는 ‘미술작품 같은 음식보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이 셰프의 신념이 담겨있다.

글=송정 기자 , 사진=김진원 기자


이 셰프를 요리의 세계로 이끈 것은 TV에 나온 유명 셰프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걱정하던 그는 현재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 근무하고 있는 박효남 상무의 모습을 보며 요리사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요리를 배우고 요리사로 일했다. 그러나 처음의 기대 만큼 재미있지 않았다. 고되고 힘든 생활에 지치기만 했다. 그때 박 상무가 프랑스 여행을 추천했다. 배낭 하나 메고 떠났던 파리에서 세계적인 셰프이자 프랑스 요리의 대부인 조엘로부숑의 요리를 맛봤다. 그 길로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다. 요리학교에 입학하지 않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한국에서 요리를 배웠는데 또 배우는 게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어요.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은 모두 학교를 안나왔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요리사의 학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사실 요리사는 기술직이거든요. 칼 한자루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력서를 들고 매일 레스토랑의 문을 두드렸다. 랄브루아지와 라스트랑스 등 콧대 높은 미슐랭 레스토랑들은 그를 거절하기 일쑤였다. 특히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랄브루아지에서 일하기 위해 14번이나 찾아갔다. 레스토랑을 연 후 30년 동안 인턴 셰프를 받지 않는 곳으로 유명한 랄브루아지의 욜 셰프는 매번 단호하게 거절했고 한 번은 영업방해를 이유로 경찰까지 불렀다. 이 셰프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들고 욜 셰프 앞에 섰다. “제발 일할 기회를 달라”고 조르는 대신 “나에게 일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당신의 음식을 한국에 소개할 기회를 놓치는 거다”고 말했다. 젊은 이방인의 패기에 욜 셰프는 “다음 주 월요일 오전 8시까지 출근하라”고 말했고 마침내 그곳에서 일할 수 있었다.

그는 프랑스에 머무는 3년 6개월 동안 총 7곳의 프레스토랑에서 일했다. 허름한 비스트로를 시작으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았다. 매달 월급으로 70~80만원을 받았고 방세를 내고 나면 살림살이는 빠듯할 수 밖에 없었다.

프랑스를 떠나 향한 곳은 스페인이었다. 단, 프랑스에서와는 다른 길을 택했다. 스페인에서 머문 9개월 동안 레스토랑이 아니라 시장을 돌아다녔다. “음식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바닥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스페인의 지역 시장들을 돌아다니며 식재료를 익히고 지방 고유의 음식들을 배웠죠.”

이유석 셰프가 만든 메추리 요리.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요리와 음식 문화를 배운 이 셰프는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음식을 경험하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더 큰 이유는 레스토랑 오픈을 위한 시장조사였다. 레스토랑의 컨셉트나 인테리어 동선 등을 눈여겨 봤다.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국내 시장의 분위기를 살폈다. 6개월 동안 시장조사를 한 결과 남들이 하지 않는 몇 가지 컨셉트를 정했다. 먼저,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스트로펍이다. “선배나 동료 셰프들의 레스토랑을 보면 겉은 화려한데 실제론 빚이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욕심을 부려서 가스트로펍을 열기로 했죠.” 코스로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요리를 단품으로 제공한다. 와인 가격도 내렸다. 점심 영업 대신 저녁부터 새벽까지 운영한다. 인테리어 비용도 줄였다. 우아한 분위기보다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주변의 동료 셰프 90% 이상이 “망한다”며 말렸다. 그러나 1년 9개월 동안 한 번도 적자인 달이 없었다. 이 셰프의 독창적인 요리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예약 없이는 이용하기 힘들만큼 발길이 이어졌다. 1차에 가볍게 와인을 마신 후 2차에 갈 곳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희소식이었던 셈. 실제 오후 9시 이후 매출이 훨씬 높다.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것은 단연 독특한 이 셰프의 요리다. 돼지·소·양 등 고기의 부산물을 넣어 오븐에 조리한 후 식혀서 잘라내 그릇에 담는 요리 ‘테린’은 그가 국내에 유행시켰다. 최근에는 메추리 요리를 선보였다. 보통 메추리보다 몸집이 3배나 큰 왕메추리의 뱃속을 푸아그라·보리·리조또로 채워 굽는다. 이 요리를 통해 이 셰프는 ‘가금류 뼈 빼기 기술’을 선보였다. 메추리 배를 가르지 않고 목구멍쪽으로 모든 뼈들을 마사지하고 작은 칼로 관절과 관절 사이를 끊어서 빼내는 기술이다. 메추리 요리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요리로 이 셰프 역시 프랑스에서 즐겨 먹던 요리다. 하루 예약 전화의 80% 가량이 메추리 요리다. 이 셰프의 꿈은 단순하게 요리에 머물지 않고 문화를 향한다. “저만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이들을 모아 루이쌍끄만의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가스트로펍 ‘루이쌍끄’

프랑스 유학 시절 이유석 셰프가 쓰던 이름인 ‘루이’와 숫자 5를 의미하는 ‘쌍끄’를 합친 것으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요리를 제공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화려한 음식과 플레이팅보다는 투박하지만 제대로 된 요리가 우선이다. 테린과 메추리 요리 외에도 프랑스와 스페인의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CNN이 선정한 가볼만한 한국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자갓서베이에서도 2012년 주목할만한 레스토랑으로 뽑힌 바 있다.

문의 02-547-1259
주소 강남구 신사동 657 2층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