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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데 …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세계의 돈은 안전자산으로 쏠렸다. 그러나 최근 위험자산으로의 방향전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주된 동력은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최근 미국의 핵심 실물지표가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경기가 저점을 찍었다”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금리의 상승세(채권값 하락)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에도 ‘가짜 새벽(false dawn·헛된 기대)’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위험자산 복귀 신호가 미국 경기회복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만큼 회복세가 지속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바로 그 판단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미국 경제는 되살아나고 있는 걸까. 네 가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①엇갈린 실물지표와 체감지표

 최근 발표된 미국의 핵심 실물지표만 보면 회복세에 무게가 실린다. 7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은 4개월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소매판매지수는 전달보다 0.8% 증가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7월 산업생산지수도 0.6% 늘었다. 이처럼 고용·소비·생산과 관련한 3대 실물 핵심지표가 일제히 부진에서 벗어나자 미국은 확실히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고용 회복세가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생산이 늘며 다시 고용이 확대되는 선순환 고리가 시작된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마저 나온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소매판매는 자동차 판매에 상당 부분 의존했지만 7월엔 가구·가전제품 등 전반적으로 개선됐다”며 “소비심리가 개선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표적 소비심리지수인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와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모두 전달보다 올랐다.

긍정적 수치는 더 있다. 경기선행지수는 전년 대비 1.5% 올라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무역수지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6월 무역적자 규모는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전달보다 51억2000만 달러 줄어든 42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ISM제조업지수 등 체감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ISM제조업지수는 6, 7월 급락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체감지표엔 경기 불확실성이 아직 반영돼 있어 실물지표보다 덜 정확하다”며 “체감지표보다 실물지표를 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서대일 KDB대우증권 글로벌 경제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려면 기업 체감지표가 반등해야 한다”며 “지금 같은 위축된 심리로는 기업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기 어렵고, 소비·생산 증가로 이어지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②제조업 살아났나

 설비투자 회복세는 확실히 더딘 편이다. 올 상반기 미국 경기회복세는 제조업 힘이 컸다. 하지만 7월 기계류와 산업장비 생산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의 설비투자 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업대출과 30년물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는 걸 내세워 기업 설비투자가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홍정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 기업의 대출과 회사채 발행이 늘었지만 이는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라기보다 위험에 대비하는 ‘선제 조달’”이라고 해석했다. 저금리 등 우호적인 상황을 이용해 선제로 자금을 쌓아 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는 용도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의 제조업 가동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일부에선 “가동률 개선 흐름이 지속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업종 가동률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조금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다.

  ③부동산시장 회복기에 접어들었나

 주택 관련 지표는 호조를 띠고 있다. 7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개선세를 지속하며 주택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곧 발표될 7월 기존주택 판매와 신규주택 판매 역시 전달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긍정적인 건 선행지표 개선이다. 7월 민간 건축허가는 81만 건으로 금융위기 직전 수준까지 올라왔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부동산 경기는 확실한 회복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은 하반기 소비 증가를 가져와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④‘재정절벽’ 현실화하나

 미국 경제의 암초는 코앞에 닥친 ‘재정절벽’(Fiscal Cliff·올해로 경기부양책이 끝나는 동시에 재정적자 감축 정책이 실행돼 재정지출이 대규모로 감소하는 것)이다. 재정절벽의 불확실성은 현재 조금도 가시지 않은 상태다. 미 의회가 재정절벽에 아무 대응을 못한다면 미국 가계가 받을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감세 종료로 미국 가계가 져야 할 세금 부담이 가계소득의 2.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처(CBO)는 재정절벽으로 GDP성장률은 2013년 상반기엔 -1.3%, 하반기엔 2.3%를 기록해 연간 0.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분기 2%대에서 떨어진 1.5%였다. 현재로선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김승현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입장차가 커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그러나 정치적 합의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1969년 4분기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재정감축을 감행했다. 이때 미국은 -1.9%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또다시 이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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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