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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장 아닌 법정서 경쟁우위 점하려 해”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앞에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 최종 변론을 듣기 위해 모인 방청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캘리포니아 AP=연합뉴스]

“애플은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재판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삼성전자 변호인)

 “삼성은 유력한 증인을 보내지 않았다.”(애플 변호사)

 21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 최종 변론에서 양측은 대조적인 전략으로 맞섰다.

 2시간씩 주어진 최종 변론은 애플이 먼저 시작했다. 애플 측 해럴드 매켈리니(Herold McElhinny) 변호사는 배심원단에 삼성전자 디자이너가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3개월 동안 밤낮없이 일했다고 한 증언을 먼저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애플이 4년 동안 쏟아부은 노고와 독창성의 결과를 삼성이 아무런 노력 없이 흡수했다. 3개월 동안 밤낮없이 베꼈다”고 주장했다. 매켈리니는 이어 “애플은 이번 심리에 임원들이 출석해 증언하고 반대심문에도 응했으나 삼성은 주요 의사결정자를 보내지 않았다. 이번 심리 과정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애플 쪽에선 마케팅·디자인 담당 임원들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삼성은 팀장급 디자이너 외에 본사 임원이 증인으로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그는 이어 2010년 2월 삼성과 구글의 임원 미팅을 강조하며 “구글이 이 자리에서 삼성 측에 애플의 태블릿 PC인 아이패드를 너무 비슷하게 모방하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삼성은 모방을 선택했다. 애플의 디자인을 보호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 변호사인 찰스 버호벤(Charles Verhoeven)은 “소비자는 (시장에서) 실수를 하는 게 아니라 선택을 한다(Consumers make choices, not mistakes)”며 “소비자들은 애플과 삼성의 제품을 혼동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애플은 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재판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는 말은 그 다음에 나왔다. 버호벤은 이어 “배심원단이 내릴 최종 평결이 시장에서의 경쟁을 억압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삼성은 가전 디자인이 기술 진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유사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버호벤은 “과거에는 TV에 스위치가 달려 있었지만 리모컨과 LCD처럼 관련 신기술이 나오면서 TV에서 버튼이 사라지는 등 기능에 따라 디자인이 변화했다”며 “스마트폰에서도 터치 스크린 같은 기술 진화 때문에 (화면을 키우고 버튼을 아래로 내리는)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배심원을 설득했다. 그는 “애플이 둥근 사각에 큰 스크린이라는 디자인에 대해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애플은 소비자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혼동해 삼성 제품을 구매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종 변론에 앞서 루시 고 판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배심원들에게 평결 가이드라인을 읽어줬다. 가이드라인은 배심원들이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지침이다. 모두 109쪽에 84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고 판사가 가이드라인을 읽는 데만 2시간30분이 걸렸다. 고 판사는 장시간 가이드라인을 들어야 하는 배심원들과 방청객들을 배려해 10개 항목을 읽을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도록 권유했다.

 배심원들은 현지시간으로 22일부터 평결을 위한 숙의에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최종 평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오라클이 가진 특허를 침해했는지를 판단한 소송에서도 복잡한 내용 때문에 배심원이 최종변론 후 평결을 내놓기까지 1주일이 걸렸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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