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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연기 손이 떨렸다, 두 아이 아빠로서 …

영화 ‘이웃사람’의 마동석(위)과 김성균. 마동석은 이종격투기 선수 마크 콜먼의 트레이너 출신이다. 그는 “취미로 영화 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줄까 봐 운동에서 손을 뗐다”고 했다. 김성균은 “‘범죄와의 전쟁’에서 복고적 이미지의 조폭 역할 때문에 중년배우로 오해 받는 게 억울하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흉흉한 세상이다. 끔찍한 사건·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화 ‘이웃사람’(김휘 감독)은 그런 현대사회에 대한 리포트다. 곳곳에 만연한 이기주의와 서로에 대한 무관심을 돌아보고 있다. 우리 사회의 ‘어둠’을 파고든다.

 ‘이웃사람’은 만화가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재건축을 앞둔 강산맨션이 배경이다. 이웃에 사는 중학생 소녀 여선(김새론)이 납치 살해되지만, 사람들은 유가족의 슬픔 따위는 신경 안 쓰고, 아파트값 하락만을 걱정한다. 연쇄살인범 승혁(김성균)에게 여행가방을 파는 가방가게 주인(임하룡), 눈썰미 있는 아파트경비원(천호진), 피자배달부(도지한) 등은 모두 승혁의 수상한 행동을 의심하지만, 정작 행동에는 나서진 못한다. 공연히 남의 일에 끼어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각각 연쇄살인마와 조폭 출신 사채업자(혁모)를 연기한 김성균(32)과 마동석(41)을 만났다. 혁모는 살인마의 정체를 모른 채 단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승혁을 수시로 폭행한다. 둘은 “영화를 끝낸 뒤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며 운을 뗐다.

 김휘 감독은 김성균이 여중생을 힘으로 제압, 자기 아파트로 끌어들이는 장면을 찍고 난 뒤 그의 떨리던 두 손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이에 김성균은 “살인마 연기에 몰입했지만, 두 아이의 아빠로서 죄책감이 느껴졌다. 새론이가 너무 가볍고 쉽게 제압당하는 것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흉악범죄의 피해자인 여성들의 무력감과 공포심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성균과 마동석이 궁합을 맞춘 것은 상반기 흥행영화 ‘범죄와의 전쟁’(윤종빈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전작에서 김성균은 단발머리 스타일의 조폭으로 등장, 태권도 사범출신의 ‘허당’ 건달(마동석)에 잔혹한 린치를 가한다.

 이번에는 둘의 관계가 바뀌어 김성균이 마동석에게 흠씬 두들겨 맞는다. 마동석으로선 ‘리벤지(복수) 매치’인 셈. 둘간의 갈등은 영화에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안겨준다. 혁모는 승혁의 범행에 제동을 거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액션신의 달인인 나와 달리 성균은 초보인데 운동신경이 좋은지 잘 받아주더라.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조련했던 내 주먹에 위협을 느꼈을 텐데 말이다. ‘범죄와의 전쟁’의 액션신이 왈츠였다면 이번 액션신은 탱고 같았다. 신나게 춤추듯 찍었다.”(마동석)

 “승혁은 연쇄살인마이지만 혁모 같은 강자 앞에선 비굴하다. 그것에 유념하며 한없이 맞았다. 경찰이나 영웅이 아닌, 악당 같은 사채업자 혁모가 더 나쁜 악당 승혁을 혼내주는 것에서 관객들이 쾌감을 느낄 거다.”(김성균)

 김성균은 “다들 꺼리는 연쇄살인마 역을 도전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다”고 했다. “내 안에 어떤 악마성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 궁금했다. 지질한 옆집 아저씨 같은 연쇄살인마는 하정우(‘추격자’), 최민식(‘나는 악마를 보았다’)이 연기한 무시무시한 살인마와는 다르다. 최근 흉악범들도 다들 그런 캐릭터 아닌가.”

 마동석은 이력이 다채롭다. 헬스 트레이너, 우슈 국가대표팀 코치 등의 부업을 했을 만큼 우람한 체격 덕분에 깡패나 형사 역을 많이 했다. 이번 영화에서 문신까지 그리니 영락없는 전과 7범의 사채업자였다. “운동을 많이 해서 깡패나 형사 친구들이 많다. 깡패 역을 맡으면 그림이 쉽게 잡힌다. 대사도 실제 깡패들이 사용하는 표현으로 바꿨다. 시사회에 온 형사 친구들이 진짜 깡패 같다고 하더라.”

 다시 영화에 그려진 범죄 얘기로 돌아갔다.

 “원작 웹툰에 ‘다들 한 걸음만 더 나갔다면…’이라는 지문이 있다. 이웃 사람들이 이상한 놈의 수상한 행동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행동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강산맨션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어쩌면 영화보다 더한 게 현실이 아닐까.”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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