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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입시의 정석』펴낸 증권사 애널리스트 김미연씨

“차라리 왕따가 되는 게 나아요. 모든 정보는 해당 학교 홈페이지와 나이스(neis)에 나와 있으니 다른 엄마들과 수다 떨 시간에 학교 홈페이지를 한번 더 찾아가 보고, 아이의 꿈을 찾아주는 것이 최고의 입시전략이에요.”

유진투자증권 김미연 애널리스트(37)의 목소리는 단호하다. 언뜻 위험해 보이는 이 조언을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증권가와 강남 교육시장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알짜배기 입시정보 가이드 『입시의 정석』의 저자이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로선 특이하게 교육 관련 가이드로 나선 그는 “생각보다 많은 수의 엄마가 입학사정관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김미연 애널리스트는 “‘카더라 통신’ 대신 직접 본 ‘학교 홈페이지 입시정보’를 믿어보라”며 “목표 대학 인재상에 맞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애널리스트가 입시에 통달했다.

 “『입시의 정석』은 원래 회사 홈페이지에 고객들을 위한 교육정보를 올리던 것이 시작이었다. 국내 교육업체 주가가 곤두박질치던 당시, 타 종목 대기업 주가는 정확히 2배로 뛰었다. 교육 애널리스트로 교육 주식을 추천해야 하는데 마땅한 주식이 없었다. 어떤 기업이 기대치가 있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교육정보까지 다루게 됐다.”

-소위 입시통이라는 ‘돼지엄마’들도 ‘전문가’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2년은 너무 짧은 것 같다.

 “오래 안다고 통달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정책은 지금도 바뀌고 있다. 얼마나 빨리 입시의 판도를 읽느냐가 ‘전문’의 비결이다. 직접 발로 뛰며 찾은 정보를 바탕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책으로 달라며 회사로 찾아오는 학부모의 수도 늘었다. 처음 홈페이지에 올릴 때까지만 해도 교육 주식에 관심 있는 고객과 펀드매니저를 위한 자료였기 때문에 숫자와 도표가 주를 이뤘고 조금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책으로 출판하면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쉽게 풀었다. 전국 지점을 돌며 교육설명회를 할 때면 평균 300여 명이 몰렸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입시 변화가 가장 제대로 담겨 있는 곳은 바로 각 학교 홈페이지다. 홈페이지 속 입시 전형은 학교명만 대면 줄줄 읊을 정도로 외우고 있다.”

입시정보에 목매고 공부에 매달리면 불안감 커져

-설명회를 찾는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어떤 것들인가.

 “엄마들은 설명회를 들을 때는 무릎을 친다. 하지만 끝나고 나면 ‘그래서 어느 학원이 좋아요? 그래도 논술 준비는 해두는 게 좋겠죠?’라며 김빠지는 소릴 한다. 엄마들의 이런 쇠심줄 고집은 불안감 탓이다. 학력고사 시절에는 전 과목을 두루 잘하는 아이가 명문학교에 갈 수 있었다. ‘만점이 아닌데도 명문학교에 갈 수가 있다고? 거짓말!’ 이런 불안감은 엄마들로 하여금 성적도, 스펙도 최고가 돼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나타났다. 아이의 꿈은 찾을 생각도 안 하고 무조건 공부에 매달리고 입시정보에 목매다 보면 불안감은 한층 더 커진다. 특히 워킹맘의 경우 그 불안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마치 잘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 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다. 직접 만난 학부모들은 대체로 그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진짜 정보는 믿지 못하고 떠도는 낭설에 매달리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엄마가 잘못된 정보가 옳다며 두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입시에 관한 모든 정보는 옆집 엄마가 아닌 각 학교 홈페이지에서 얻는 것이다. 아무리 입시 정보에 능통한 엄마라도 자기 자식의 전형과 관심사에 맞는 정보를 갖고 있는 것이지 다른 아이들을 위한 맞춤 전형과 학과 선택까지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 아이를 위한 맞춤 전형과 학과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나.

 “수능 점수만으로 대학에 갈 수 있는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수시전형 종류만 3000가지가 넘는다. 그 속에서 내 아이에게 맞는 특별한 전형을 찾아야 한다. 만점에 대한 맹신도 버리자. 전국 상위 4%가 언수외탐 1등급이다. 이는 약 2600여 명에 달하는 수다. 하지만 서울대가 수능 점수만으로 뽑는 학생의 수는 700명 남짓이다. 나머지는 내신과 논술, 학교 활동으로 판가름 난다. 수능은 단지 대학에 갈 수 있는 자격증 시험일 뿐이다. 그 좁디좁은 바늘구멍 수능에 올인하지 마라. 기회의 장인 수시를 노려라. 관련 교과목에 대한 관심과 열의, 관련 활동, 논술과 구술로 얼마든지 합격증을 얻을 수 있다. 아이의 꿈을 찾아주고 관련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 함께 아이가 원하는 대학의 교정과 강의실을 둘러보는 것, 그 학교의 홈페이지에서 꼼꼼하게 전형을 확인하는 것, 그것이 학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아이가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학과 찾는 게 먼저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아이가 너무 많다. 꿈을 찾는다는 말 자체가 막연하기도 하다.

 “엄마들이 너무 입시 정보에만 매달리는 경향이 있다. 그 열정을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는 데 쏟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 한 엄마가 찾아와 아이가 축구를 너무 좋아하는데 아무리 봐도 축구선수가 될 실력은 아니라며 한숨을 지었다. 그 엄마에게 영국 클럽 축구 매니지먼트의 일화를 들려줬다. 축구를 좋아한다고 해서 반드시 선수가 되란 법은 없다. 축구 매니지먼트에 대한 도서와 자료는 아이에게 경영학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관심이 동아리 활동으로 확대 되고 각종 대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입학사정관제도다. 단순하게 공부를 외칠 시간에 아이의 꿈을 확실하게 잡아서 그에 맞는 전형을 찾는 것이 똑똑한 입시 전략이다. 아들을 외고에 보내고 싶은 중학생 엄마가 아들의 수학 성적을 두고 걱정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짚은 것이다. 외고에 갈 아이가 수학 좀 못하면 어떠냐. 그런 엄마들에게는 "외고는 영어 내신만 본다. 수학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아이 엄마는 그 말에 좀체 동의하지 못한다.”

- 그런 외골수 부모에게는 어떤 처방이 필요한가.

 “비단 엄마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의사인 한 아빠는 아들도 의대에 가길 바란다. 그러나 아들의 성적은 언어 1등급, 수리 3등급, 외국어 1등급, 과탐 3등급이다. 이 아이는 결코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아니다. 문과적 성향의 아이가 아빠의 욕심에 이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좋아하고 잘하는 문과에 가면 아빠가 원하는 의사는 아니어도 명문 대학에 무난히 합격할 수 있지만, 이대로 이과를 고집하면 의대는커녕 ‘인서울’도 부족한 성적이다. 아이가 불행한 전문직으로 살면 좋을지, 행복한 사람으로 살면 좋겠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 나 역시 소위 말하는 SKY 출신은 아니지만 애널리스트로서 인정받고, 일 자체를 즐기며 살고 있다. 입시전략은 대학과 인기 학과에 맞춰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고 잘할 수 있는 학과에 갈 수 있도록 전형을 찾아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다.”

 그녀가 교육의 달인이 되는 데는 정확히 2년이 걸렸다. 우리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기까지는 평균 18~2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공부하란 잔소리 대신 학교 홈페이지를 열공하고 아이의 성격과 꿈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김소엽 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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