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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고교 과정서 변별력 있게 내야

21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사립대들이 발표한 ‘대입 논술 개선방안’의 핵심은 논술 난이도를 합리적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번 방안엔 논술고사를 치르는 28개 대학 중 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 등 7곳이 합의했다. 김윤배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고교 교육과정 안에서 논술을 출제해야 한다는 것에 100% 동감한다”며 “올해 입시부턴 논술 출제위원들에게 고교 교육과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강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려면 대학들이 합의안을 제대로 실천하는 게 관건이다. 또 개선방안이 다른 대학들로 얼마나 확산될 것이냐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동안에도 대학들은 “수리논술을 고교 과정 안에서 출제했다”고 주장하고 학생과 교사들은 “너무 어렵다”고 호소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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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성근 대학교육협의회 입학전형지원실장은 “대학입학처장들과 현직 교사들이 모이는 평가회를 9월에 열어 논술 난이도에 대한 인식차를 좁혀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선방안이 알려지자 일선 교사들은 크게 환영했다. 그러면서도 대학들이 개선방안을 제대로 준수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해성여고 안상진(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교사는 “수리논술 문제가 교과서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대학이 설명하고 교사가 확인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고교 과정을 벗어난 논술 문제를 낸 대학은 사후에라도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훈 고려대사대부고 교사도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가리기 위해 논술을 치르게 하면서 그동안 배우지도 않은 내용을 내온 것은 옳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올해 논술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대학들이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기를 원했다. 서울 강북의 인문계생 박모양은 “논술이 두세 달밖에 안 남은 만큼 혼란이 없도록 대학별로 하루빨리 상세한 안내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조모양도 “영어 지문이 없어지고 논술이 쉬워진다니 학생들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면서도 “올해 출제 경향이 확 바뀌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논술 난이도를 낮추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하려면 대학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익대 박경미(수학교육과) 교수는 “출제자가 고교 수학을 합리적인 선에서 심화시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고교 범위 안에서도 변별력 있는 문제 출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희대 최혜실(국문과) 교수는 “수능이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논술을 어렵게 낼 수밖에 없다는 건 출제 교수들의 안이한 변명”이라며 “선행학습 없이도 대학이 원하는 능력을 갖춘 우수 학생을 가려낼 수 있도록 대학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원가는 개선방안 발표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서울 대치동의 한 논술학원 원장은 “개선방안을 대학들이 어떻게 반영할지 의문”이라며 “변화 방향을 빨리 알아야 대응을 할 텐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송파의 한 학원장도 “그동안 논술학원에 학생이 몰린 것은 문제가 어디서 나올지, 얼마나 어려울지를 알 수 있는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출제 기준이 정해지면 수강생이 줄어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일부 대학에선 개선방안이 과거에 폐지된 논술 가이드라인의 부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사립대 입학처장은 “어려운 논술도 문제가 많지만 그렇다고 대학의 자율이 축소되는 쪽으로 가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성시윤(팀장)·천인성·윤석만·이한길·이유정 기자, 박소현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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