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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10시간 에어컨 켰는데…" 전기료가…헉!

서울 양천구 목동의 회사원 박모(38)씨는 8월에 에어컨을 달고 살았다. 낮의 찜통더위엔 아들(10) 때문에, 밤엔 열대야와 올림픽 시청으로 하루 10시간 넘게 냉방을 틀었다. 시원할 땐 좋았다. 그러나 최근 폭염이 한 풀 꺾이자 슬슬 걱정이 든다. ‘전기요금’ 폭탄이 무서워서다.

 중앙일보가 21일 한국전력에 의뢰해 모의계산한 결과 요금 폭탄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처럼 하루 10시간씩 한 달간 에어컨 1대를 가동했을 경우, 전기요금은 16만2813원에 이르렀다. [그래픽 참조] 에어컨을 틀지 않았을 때 전기요금은 3만원(전국 가구의 평균 사용량 기준)에 그쳤다. 장시간 가동으로 요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현행 주택용 전기료가 6단계 누진제이기 때문이다. 가장 싼 구간인 1단계와 최고가인 6단계 요금은 11배 차이가 난다. 해외에서도 누진제를 도입한 나라가 있지만 통상 3단계(가격 차 1.5배) 정도다. 절전에 동참해 한 달간 5시간씩만 에어컨을 틀었다 해도 요금은 약 7만2000원에 이른다.

 한전은 박씨 같은 가구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열대야가 본격화한 8월 이후의 전력 사용량은 현재 집계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장 검침원들에 따르면 예년 여름보다 전기 소비가 늘어난 가정이 많다”고 밝혔다. 8월분 요금 고지서는 다음 달 중순께 발송된다. 지갑이 얇아지는 추석(9월 30일)을 앞둔 시점이다. 최근 채소·가공식품 값이 뛰는 와중에 전기요금까지 가세하는 것이다.

 사상 최악의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면서 요금 폭탄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달 27일 밤~9일 밤 서울에선 14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나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냉방용 전기 수요가 폭증했고 6일엔 예비전력이 200만㎾대로 떨어져 지난해 9·15 정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의’ 경보가 발동됐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올림픽을 보며 켜놓은 에어컨이 낮까지 가동되는데 전에 없던 수요 패턴’이라고 밝혔다.

21일 지경부가 발표한 7월 전력 판매 동향에서도 주택용 전기 사용은 51억kWh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지난해 7월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0.4%였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이상 기온에 따라 요금 폭탄 사례가 잇따를 경우 산업계와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전망이다. 주택용과 달리 1970년대 이후 경제개발 과정에서 산업용 전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돼 왔기 때문이다. 김창섭(에너지IT학부) 가천대 교수는 “주택용 누진제는 소비자들이 맘껏 전기를 쓸수록 ‘벌금’을 내는 구조”라며 “수요 억제를 위해선 주택용 요금도 높여야 하지만 효과가 작다. 먼저 공장의 전기 과소비 구조가 바뀌게 산업용 전기료부터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정환 에너지시민연대 부장은 “지난해 정전 사태 이후 오르기 시작한 산업용 요금 인상의 속도를 높여야 하고, 주택용의 경우 저소득층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전은 “에어컨 온도를 1도만 높여도 전기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며 절전 습관이 누진제 폭탄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자신의 예상 요금은 계량기의 한 달간 소비량을 측정한 뒤 ‘한전 사이버 지점’(http://cyber.kepco.co.kr)의 ‘전기요금 계산기’ 코너에서 계산할 수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전기 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 단가를 높이는 제도. 현행 전기요금은 전기를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주택용·일반용·교육용·산업용 등으로 구분되는데, 누진제는 가정용에만 적용된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따라 기본 요금과 사용량 요금이 각각 6단계로 나눠져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석유 파동이 있었던 1974년부터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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