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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서 소금기 빼라 … ‘싱거운’ 기업들 는다

21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의 직원 식당에서 이주명 영양사(가운데)가 시금 치국의 염도를 측정해 직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사진 현대백화점]

‘시금치 된장국, 코다리 감자조림, 계란찜, 고춧잎 무말랭이 무침’. 21일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의 직원식당에 나온 점심 메뉴다. 평범해 보이는 반찬이다. 하지만 메뉴를 짠 이주명 영양사는 “직원들 입맛을 서서히 길들인 ‘싱거운 프로젝트’가 숨겨진 식단”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나온 시금치 된장국의 염도는 0.5%. 국 100g에 소금 0.5g이 들었다는 뜻이다.

 올 초만 해도 이 회사 구내식당에서 내놓는 국의 평균 염도는 외부 식당과 같은 1%였다. 그러던 것을 절반으로 줄였다. 소금을 적게 넣거나 저염 간장을 쓰는 방법을 사용했다. 본점뿐 아니라 전국의 구내식당에서 모두 그렇게 했다. 또 일반 김치를 양념이 덜 밴 겉절이로 바꾸고, 쌈장은 된장을 줄이고 두부를 으깨어 넣는 식으로 싱겁게 만든다. 이 영양사는 “한꺼번에 염도를 낮추면 싱겁다는 불만이 들어왔을 것”이라며 “조금씩 덜 짜게 만들어 저염식이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구내식당 식사를 덜 짜게 만드는 회사가 늘고 있다. 무의식 중에 과다 섭취하기 쉽고, 고혈압·심장병·신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기업들이 직원들 건강을 생각해 사내 금연·다이어트 캠페인을 하던 것에서 나아가 이젠 ‘소금기 낮추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는 ‘직원 건강이 곧 회사의 힘’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서울 여의도 하나대투증권 직원식당은 일찌감치 2년 전 ‘소금기 줄이기’를 시작했다. 국물 염도를 0.7% 정도로 맞췄다. 이곳을 담당하는 정현정 영양사는 “최근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생각해 염분을 보충해 주고자 국물 염도를 0.1%포인트 높였더니 ‘짜다’는 불평이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직원들 입맛이 싱거운 데 길들여졌다는 얘기다.

 서울 서초동 LG전자 연구소는 올 초 저염식 공급을 시작했다. 급식업체 아워홈에 의뢰해 덜 짠 메뉴로 점심을 내놓게 했다. 아워홈 이성희 영양사는 “조림 대신 구이를, 김치 대신 물김치를 제공하는 식으로 전체 염도를 낮췄다”고 소개했다. ‘나트륨 섭취 주범’으로 꼽히는 국의 양을 줄이는 데에도 주력했다. 특별히 많이 달라는 직원이 아니면 종전 절반 크기 국그릇에 국을 주는 식이다.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공장은 오는 29일 ‘안 짠 음식 품평회’를 열기로 했다. 평소보다 염도 20~40%가 적은 메뉴를 먹어 보고 직원들이 ‘맛있는 저염식’에 투표하는 행사다. 여기서 좋은 평을 받은 메뉴 약 30종을 식단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자는 캠페인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직원 대상으로 ‘나트륨 퀴즈대회’을 열었다. LG전자 연구소는 식탁 위 냅킨에 ‘싱겁게 먹으면 좋은 점’을 인쇄해 둔다. 현대백화점의 서성호 관리담당 전무는 “저염식 이후 몸이 가벼워지고 두통이 사라졌다는 직원이 많다”며 “이런 변화가 업무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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