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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한국영화 첫 키스신·노출신 주인공

윤인자(왼쪽)씨와 배우 최은희씨.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가 한국영상자료원에 기증한 사진이다. 시기와 작품명은 알려져있지 않다. [사진 한국영상자료원]
영화 ‘빨간 마후라’ ‘춘향’ ‘바보사냥’ 등에 출연한 원로배우 윤인자(본명 윤인순)씨가 20일 오후 노환으로 별세했다. 89세.

 기생 출신의 배우로, 승려로, 다시 환속해 배우의 길을 걸었던 그의 삶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요부에서 여승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 다. 1923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국일관 기생으로 일하다 20세 때 중국 하얼빈의 태양 악극단에 연극배우로 입단했다.

54년 영화 ‘운명의 손’(한형모 감독) 주연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 영화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키스신(가볍게 입술을 대는)을 선보였다. 북한 공작원이면서 방첩대 장교(이향)를 사랑한 술집여자 역이었다. 그는 56년 영화 ‘전후파’의 목욕장면에서 상반신을 드러내 한국영화 최초의 노출신을 보여줬다. ‘옥단춘’의 평양기생에 이어 ‘빨간 마후라’에서 마담을 연기하는 등 주로 강한 캐릭터의 여성을 표현했다.

 고인은 65년 ‘빨간 마후라’로 대종상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53년 배우 민구와 결혼했지만 5년 만에 이혼했다. 59년 가수 고운봉과 재혼했지만 64년 헤어졌다. 76년 불교에 귀의해 여승이 됐고 2년 뒤 환속했다. ‘바보사냥’(84), ‘아제아제 바라아제’(89), ‘수탉’(90) 등에 출연했다. 임권택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에선 노스님 역을 열연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얼굴’(99)로 알려졌다.

 임권택 감독은 “한국전쟁 때 손원일 해군 참모총장의 요청으로 미군의 협조를 얻기 위해 마이클 루시 당시 사령관과 동거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며 “훌륭한 배우였지만 어찌보면 불행한 삶을 살았던 분”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생전 “그때 이승만 대통령이 ‘따로 훈장을 줄 순 없지만 당신은 애국자요, 대한의 꽃’이라 했다”고 회고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해군은 출판 기념회를 후원하는 등 그를 예우했다. 89년 대종상 심사위원 특별상, 89년 백상예술대상 특별상, 2005년 여성영화인축제 공로상을 수상했다. 2000년 한국영상자료원 주최로 ‘윤인자 회고전’이 열렸다. 슬하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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