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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와 달리 솔직하고 당당… 23세에 절정의 기량

1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와와아일랜드골프장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 홀 그린에서 우승을 차지한 로리 매킬로이가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우즈는 나의 영웅이었다. 그와 경쟁한다면 내 인생에 가장 멋진 도전이 될 것이다.”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장타, 핀을 향해 곧장 날리는 아이언 샷.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는 거침없는 플레이로 골프계를 점령해 나가고 있다. 매킬로이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우승했다.

PGA 챔피언십 우승, 세계 1위 오른 매킬로이

이번 우승은 ‘차세대 골프 황제’로 불렸던 매킬로이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가 지켜보는 앞에서 그를 뛰어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23세4개월의 매킬로이는 지난해 US오픈 우승에 이어 이번 우승으로 골프 역사상 여섯째로 어린 나이에 메이저 2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우즈는 매킬로이보다 3개월 늦은 23세7개월에 메이저 2승 고지를 밟았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2위 데이비드 린(39·잉글랜드)을 무려 8타 차로 물리치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하기도 했다.

반면 우즈는 매킬로이보다 11타 뒤진 합계 2언더파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매킬로이의 8타 차 우승은 1980년 잭 니클라우스(72·미국)가 기록한 대회 최대 타수 차 우승 기록(7타)을 한 타 경신한 신기록이다.

매킬로이의 행보는 여러모로 그의 우상 타이거 우즈가 걸어온 길과 비교된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태어난 매킬로이는 우즈가 그랬듯 요람에 누워 아버지의 스윙을 지켜보며 자랐다. 생후 18개월 때 플라스틱 클럽을 잡은 뒤 두 살 때 40야드를 날렸고, 네 살 때는 지역 방송에 나가 칩샷으로 세탁기 속에 공을 집어넣는 묘기를 선보이며 ‘골프 천재’ 소리를 들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승승장구했던 매킬로이는 2007년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 아마추어 최고 선수에게 수여되는 실버 메달을 받았다. 미국 테네시 주립대학에서 골프 장학생 제의를 받았지만 골프에 집중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2007년 말 프로로 전향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러피언 투어에 더 전념했지만 올해부터 PGA 투어에 주력하면서 ‘매킬로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혼다클래식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입지를 더 단단히 다지게 됐다. 매킬로이는 5~6월에 네 차례 컷 탈락하며 혹평을 듣기도 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구설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1위로 복귀했다. 우즈는 현재 세계 랭킹 3위다.

23세의 매킬로이는 우즈가 그랬듯 두려움 없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전성기 시절의 우즈는 강력한 롱게임을 가졌지만 정확도에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매킬로이는 드라이버를 잡고 330야드는 가볍게 날리고 정확도도 뛰어난 샷을 구사한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마스터스 마지막 날 4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우승을 놓친 뒤 퍼트의 달인 데이비드 스탁튼(미국)을 코치로 고용하면서 쇼트 게임도 좋아졌다.

하지만 매킬로이의 캐릭터는 우즈와는 극명히 대비된다. 매킬로이가 따뜻하다면 우즈는 차갑다. 우즈는 범접할 수 없는 재능과 화려한 쇼맨십으로 코스 안에서 카리스마를 떨쳤지만 팬들은 물론 언론에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경기장 밖에서는 철저한 신비주의로 일관하다가 2009년 말 터진 불륜 스캔들 이후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반면 매킬로이는 코스 안팎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사랑 앞에도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테니스 스타 카롤라인 워즈니아키(22·덴마크)를 만나 사랑에 빠진 매킬로이는 열애 사실을 당당히 발표하며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왔다. 올 시즌 중반 부진하자 연애에 눈이 멀어 연습을 등한시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자친구와 행복해야 골프 성적도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 골프 인생에서 몇 달의 부진은 중요치 않다. 곧 성적을 낼 것”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매킬로이는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우즈보다 더 강렬한 빨간색 셔츠를 입고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황제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우즈와 함께 경기를 하게 됐다면 빨간색 셔츠를 입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조에서 경기해 입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앞으로는 좀 더 자주 입게 될 것 같다”고 우즈를 겨냥하듯 말했다. 매킬로이가 우즈를 자극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7년 우즈가 타깃 월드 챌린지(현 쉐브론 월드 챌린지)에 초청하자 “제의는 고맙지만 지금은 유러피언 투어에 전념할 때”라고 거절했다. 2010년 라이더컵 때는 슬럼프에 빠진 우즈를 두고 “갑자기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우즈와 겨루는 일이 별로 재미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에는 “우즈는 나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최고 선수와 테스트를 해 보고 싶다”고 말해 우즈의 심기를 건드렸다.

현재로선 매킬로이의 바람처럼 모든 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년 넘게 슬럼프에서 허우적거렸던 골프 황제 우즈는 올 시즌 3승을 거두며 부활했고 매킬로이는 최고의 선수와 겨룰 수 있게 됐다. 미국의 골프 전문기자 렌달 멜은 “매킬로이가 타이거 우즈를 넘어서려면 아직은 이뤄야 할 것들이 많다”며 “부활한 타이거 우즈와 경쟁하면서 얼마나 상승세를 이어가게 될지는 이제부터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매킬로이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골프 스타 닉 팔도(65·잉글랜드)는 “매킬로이는 23세의 어린 나이지만 절정의 기량을 갖추고 있고 더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머지않아 유럽 선수 최초로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그랜드 슬램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우즈는 만24세7개월의 나이로 2000년7월 디 오픈에서 우승하며 골프 역사상 다섯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었다. 세계 랭킹 2위 루크 도널드(35·잉글랜드)는 “매킬로이는 이제껏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난 선수”라며 우즈보다 뛰어나다는 뉘앙스의 평가를 했다.

매킬로이는 올해 말까지 우즈와 적어도 세 차례 이상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 첫 대결로 24일 개막하는 플레이오프 페덱스컵 시리즈 1차전인 바클레이스에서 페덱스컵 랭킹 1, 2위 자격으로 맞붙는다. 오는 10월 29일에는 중국 허난성 레이크 진사 인터내셔널골프장에서 개막하는 18홀 매치플레이 이벤트 대회에서 대결한다. 매킬로이는 “우즈와 경기하는 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그와의 맞대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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