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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잘 먹고 뛰게 챙겨 달라고 식당 아주머니 물리치료사들과 런던 가서 가장 먼저 회식했죠

이기흥
“나는 심부름 전문 실무용 단장이여.”



“난 심부름 전문” 이기흥 올림픽 선수단장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선수단 이기흥(57) 단장은 자신을 이렇게 평가했다. 16일 조계종 중앙신도회 사무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충청도 사투리를 툭툭 내던지는 소탈함은 카리스마 있는 단장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가벼움을 특유의 친화력으로 승화시켜 성공적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를 따내 종합 5위에 오르며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성적도 거뒀다.



 “내가 뭘 한 게 있나. 애들이 잘해준 거지.”



 이 단장은 성적 얘기를 꺼내자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도 남 모르게 뒤에서 선수단의 선전을 위해 발로 뛰었다. 그가 표현한 ‘심부름’이란 선수단 살림을 살뜰히 챙기는 일이다.



 이 단장은 런던에 가서 물리치료사, 식당 아주머니들과 가장 먼저 회식을 했다. “선수단을 든든히 먹여살리는 건 식당 아줌마들이고, 선수들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게 물리치료사들이다. 조금이라도 맛있는 밥을 먹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선수촌과 경기장의 거리가 먼 종목 선수들에 대해서도 배려를 해줬다. 배드민턴 선수단에는 임원들이 사용하는 의전용 차량을 내주어, 경기장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것도 여의치 않자 아예 선수촌에서 나가서 경기장 주변 호텔에 숙소를 얻어주기도 했다.



 그의 노력을 선수들도 알고 있을까. 그는 “선수들과의 눈빛 교감으로 알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려워하던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서 인사를 한다거나 식당에서 만났을 때 ‘식사 맛있게 하세요’라고 정답게 말을 거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단장’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어렵게 생각하던 선수들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이 단장은 배드민턴의 이용대(24)와는 “허물없이 지내는 절친”이라고 했다. 서른세 살의 나이 차가 나지만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용대와는 베이징·광저우(아시안게임)·런던까지 함께 왔다. 나만 보면 달려와서 인사하고 편안하게 이야기를 한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예뻐하는 선수”라며 거침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림픽은 이제 끝났다. 그도 14일 해단식을 갖고 공식적으로는 ‘단장’이라는 직함을 내려놓았다.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또 한 번 욕심을 낼 만도 하다. 그러나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남들은 한 번만 하는데 나는 두 번이나 했다. 이제는 절대 안 한다”고 했다.



 대신 그는 제자리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 단장은 시멘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인이다. 2010년부터는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맡아 오고 있다. 두 가지 일을 모두 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회사보다는 수영연맹 일에 더 몰두할 것 같다.



 “회사? 내가 없으니까 직원들이 알아서 하고 더 잘 돌아가더구먼. 올림픽 때는 일부러 편애한다고 할까봐 수영장을 가보지도 못했어. 이젠 수영연맹 일 열심히 해야제.”



글=장주영 기자, 사진=서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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