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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감정의 덫에 갇힌 한·일 관계

한국과 일본, 마주 달리는 두 대의 기관차를 보는 것 같다. 국교를 단절할 것도, 전쟁을 불사할 것도 아니면서 국민 감정 싸움은 확산 일로다.



MB, 일왕까지 거론하며 책임 언급 … 일본, 통화 스와프 재검토로 맞불

 표면적으론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이 발단이 됐다. 독도 방문(10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14일)에 이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강력한 발언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15일 제67회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양국 차원을 넘어 전시 여성인권 문제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올바른 역사에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일본은 실질적인 반격을 취하기 시작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15일 한·일 통화 스와프 재검토를 시사했다. 통화 스와프는 통화위기 때 양국이 상대국 돈을 긴급히 받아 씀으로써 위기를 넘기게 하는 장치다. 일본이 우리에게 보호막을 쳐주는 의미가 있는데, 이를 대한(對韓) 압박용으로 꺼내든 것이다. 양국은 스와프 규모를 지난해 30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늘렸다.



 같은 날 우리 검찰은 위안부 소녀상에 말뚝을 세웠던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47)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정당한 조치라지만 국민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쯤 되면 양국 관계는 거의 최악이다. 근본 요인은 과거사 문제다. 일본은 아직 성의 있는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게 우리 정부 인식이다. 영토 문제도 일본이 먼저 일으켰다. 지난 1월 24일 겐바 고이치로 외상은 의회에서 독도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국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를 ‘도발’로 받아들였다.



 양국의 국내 정치 상황도 좋지 않다. 정권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를 만회할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선 양국이 똑같다. 특히 일본에선 국력 쇠퇴에 따라 우경화가 뚜렷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국 모두 이성보다는 감정으로 반응할 여건이 조성돼 있는 셈이다. 호사카 유지(保坂祐二) 세종대 교수는 “양국이 감정적 접근보다는 차분하게 서로를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나빠졌는데도 고위급 대화 채널은 막혀 있다. 서로 말이 통하는 양국 원로 정치인들이 일선에서 물러난 탓이다. 전문가들은 후유증을 걱정한다. 세종연구소 진창수 일본연구센터장은 "양국 관계가 냉각되면 다음 정부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실질적 협력이 위축되는 게 한·일 모두에게 큰 부담이다. 그동안 양국이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LNG 공동 조달 등은 모두 국익에 직결된 사안이다. 하지만 외교마찰 속에선 표류할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일본을 “가까운 이웃이자 체제적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이며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할 중요한 동반자”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대립의 확산 국면에서 벗어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서로 명분 있는 출구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대 이원덕(정치학) 교수는 “중국의 부상으로 일본은 한국과의 협력이 절실하고, 한국은 일본과의 경제협력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전면적인 파국으로 갈 수는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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