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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각료 참배, 야스쿠니 앞 극우파는 기세등등

15일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연미복을 입고 참배하러 간 하타 유이치로 국토교통상(왼쪽)이 신관과 함께 걷고 있다. [도쿄 로이터=뉴시스]


종전 67주년을 맞은 15일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민주당 집권 이후 최근 수년간 잠잠했던 극우세력은 이날 기세가 등등했다.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각종 깃발들이 나부꼈다. 신사로 들어가는 입구에선 오전 8시쯤부터 ‘애국당’ ‘황애(皇愛) 특공’ 등의 휘호가 새겨진 우익단체 차량들이 확성기로 군가를 틀기 시작했다.

일본 패전일 ‘군국주의 해방구’ 르포



 일반 참배로 우측에 있는 귀빈 참배로 부근에서 갑자기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소란스러워졌다. 정부 각료인 마쓰바라 진(松原仁) 국가공안위원장이 2009년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각료 참배에 나선 것이다.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참배를 마치고 나온 마쓰바라는 “사적인 참배다. 한 사람의 일본인으로서 자신의 신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배 서명란에는 ‘신(臣) 마쓰바라 진’이라고 썼다. 여기서 ‘신’은 왕의 신하라는 의미로, 대신(大臣·장관이란 뜻)의 신분으로 참배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 돌연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예의를 벗어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종전 67주년을 맞은 15일 일본 도쿄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서 평화 기원 단체 소속 시민들이 모여 비둘기를 날려보내고 있다. [도쿄 로이터=뉴시스]
 19세기 후반 이후 각종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 명을 군신(軍神)으로 모시는 종교시설인 야스쿠니.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合祀)돼 있는 이곳은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불린다. 그리고 이곳은 이날 일본 우익들의 축제 마당이 됐다. 오전 9시30분. 욱일승천기와 일장기를 나부끼며 10여 명의 짧은 머리 청년들이 참배소로 몰려왔다. 고개를 숙여 참배를 마친 청년들은 돌연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 곧 이어 ‘대일본제국 해군’ 마크가 선명한 옛 해군복을 입은 노인 10여 명이 나팔을 불며 다가왔다. 그 옆에선 ‘구국회’란 이름의 우익단체 회원들이 군가를 불렀다.



 어찌 보면 익숙한 ‘8·15 야스쿠니’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미묘하게 느낌이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일왕이 한국에 오려면 사죄해야 한다”는 발언이 직전에 있어서인지 ‘보통’ 참배객들의 반응까지 격앙돼 있었다. 대학 3년생인 사토 게이(佐藤圭)는 “솔직히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천황 폐하(일왕의 일본 표현)에 대해 나무라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여느 때 같으면 냉정하게 “다 일본이 과거에 잘못했기 때문이죠”라고 ‘비위’를 맞추던 일본 기자들도 이날은 기자에게 “도대체 (이 대통령이) 어쩌자는 겁니까”라며 다그치는 모습이었다. 일부 일본 기자는 “21일부터 방영할 예정이던 한국 드라마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가 (주인공 송일국의 독도 횡단 행사 참여로) 방영이 무기 연기됐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오전 10시. 참배로에서 100m가량 떨어진 경내 노가쿠도(能樂堂). 2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리는 행사를 시작했다. 사상이나 이념과는 무관하게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않고 평화를 추구하길 다짐하는 모임’이다.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오빠를 기리기 위해 50년 넘게 매년 8월 15일 이 행사에 참석하는 요시다 미쓰코(吉田美津子·79).



 요시다는 “일본의 전쟁 과오에 대한 진정한 반성은 영원한 일본의 숙제”라고 잘라 말했다. 또 최근의 한·일 갈등을 의식한 듯 “일본인 대다수는 한·일 양국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배려할 것은 배려하면서 진정한 이웃이 되길 바라는 ‘보통 사람’이란 사실을 한국민들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화 기원 행사가 끝난 오전 11시 검은 승용차 행렬이 몰려왔다. 여야 초당파로 이뤄진 ‘모두 함께 야스쿠니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국회의원들이었다. 올해 참석자는 지난해의 53명보다 조금 늘어난 55명. 연미복 차림의 하타 유이치로 국토교통상의 모습도 있었다. 참배를 마치고 나서는 하타 장관을 고가 마코토(古賀誠) 전 자민당 간사장,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자민당) 중의원 부의장 등 자민당 우익 인사들이 둘러쌌다. 하타가 민주당 각료인지 자민당 우익 정치인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오후 1시쯤 야스쿠니 신사 경내가 최고로 시끌벅적해졌다. ‘우익 대표’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연미복 차림의 그에게 수백 명의 참배객이 “이시하라! 이시하라!”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한·일 대립으로 가장 입지가 커진 건 역시 일본의 우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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