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76% …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
카드 부실 비율도 1.61%로 급증
부실채권 비율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데는 착시효과도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해 상대적으로 부실 채권이 많아 보인다는 것.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주택담보대출 부실 채권 잔액은 올 상반기에 27%가 넘게 늘어난 반면, 대출 잔액은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부실채권 비율의 분모가 되는 대출 잔액이 크게 늘지 않으니 부실 비율이 확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밑바닥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신용카드 대출에서도 부실이 급증하고 있다. 6월 말 신용카드 부실채권 비율은 1.61%로 2006년 9월(1.84%) 이후 가장 높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카드 대출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밑바닥 경기가 그만큼 얼어붙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제1금융권까지 부실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부실을 털어내느라 당분간 출혈이 클 전망이다. 올 상반기에만 국내 은행은 10조3000억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아예 못 받을 돈으로 여겨 대손상각 처리한 채권만 3조5000억원어치다. 2008년 한 해 국내 은행의 대손상각 규모(4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대손상각 비용은 모두 손실로 잡히는 만큼 은행권 영업이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양현근 국장은 “당분간 은행이 이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본다”며 “은행별 목표치를 할당해 부실채권 비율을 관리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