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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학적 거세 청구, 주저할 필요 없다

검찰이 여성 청소년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한 피고인에 대해 이른바 ‘화학적 거세(성충동 약물치료)’를 청구했다고 그제 밝혔다.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7월 시행된 뒤 첫 번째 청구 사례가 나온 것이다. 청구의 적절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청구 대상자는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만난 14~16세의 여성 청소년 5명과 성관계를 갖고 이들의 알몸 사진과 동영상 등을 찍은 후 인터넷에 퍼뜨리겠다고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성충동 조절이 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감정 결과 성욕과잉장애(성도착증)라는 진단이 나왔다. 법원이 치료 명령을 내릴 경우 그는 최장 15년까지 성호르몬 생성을 억제·감소시키는 약물을 투여받게 된다.



 국회가 ‘16세 미만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 재범을 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해 화학적 거세라는 극단적 수단을 도입한 것은 조두순 사건 등 충격적 아동 성폭력 사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스스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성범죄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필요성도 참작됐다. 물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인권 침해 소지가 작지 않다는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화학적 거세 도입에는 아이들에게 평생 심각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남기는 성범죄자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있었음을 되새겨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논란을 지나치게 의식해 약물치료 청구에 주저할 필요는 없다. 시행 후 1년이 넘었지만 치료 명령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지난 5월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가 교도소에 수감된 아동 성폭행범에 대해 치료 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아동 성범죄자에겐 약물치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다짐을 지켜야 할 것이다. 법원에서 치료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철저히 따져 불필요한 청구를 걸러내면 된다. 청구 단계부터 머뭇거린다면 화학적 거세법은 엄포성 ‘종이 호랑이’에 그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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