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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 발포, 용접 함께 하다 ‘펑 펑 펑’ … 이천 냉동창고 화재 판박이

13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신축공사장. 지하에서 우레탄 발포와 페인트 도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전체 인부 482명 중 100여 명이 지하공사에 투입됐다. 이날 오전 11시23분 지하 3층에서는 방수·단열 처리를 위해 철골 등에 우레탄을 바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목격자들이 전하는 상황
3분도 안 돼 연기로 암흑 천지
100여명 지하 작업하다 갇혀
인화물질 가득 현장 소방장비 없어

 하지만 이곳에 원인 모를 불꽃이 튀면서 우레탄·스티로폼 등 인화성 물질로 불이 옮겨붙었다. 당시 지하에는 작업을 위해 우레탄·페인트통·샌드위치 패널 등 인화성 물질이 층마다 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여 있던 인화성 물질은 불길이 닿자 맹렬히 타기 시작하며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당시 지하 1층에 있던 한 인부는 “지하 3층에서 인부들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큰 불길이 치솟았다”며 “3분도 안 돼 지하가 모두 연기로 뒤덮였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펑’ 하고 터지는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고 말했다.



 불과 몇 분 뒤 검은 유독가스는 지하 3개 층 3만1000㎡에 들어찬 뒤 지상으로 뿜어져 나왔다. 검은 연기는 공사현장 전체를 채웠고,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를 뒤덮었다. 크레인 기사 진모(54)씨가 연기를 피해 위로 올라갔지만 이를 피하지 못하고 20m 아래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지상과 지하에서 작업하던 인부들 중 대부분은 대피했다. 하지만 불길이 처음 발생한 지하 3층의 인부들은 전원이 빠져나오지는 못했다. 지하 1층에 있던 한 안전요원은 “순식간에 지하에 가스가 가득 차 암흑 천지가 됐다”고 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대원들이 오전 11시30분쯤 현장에 도착해 불길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사장 내부는 유독가스가 가득해 마스크나 방독면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 공사 중인 건물 가까이 접근해도 공사장을 휩싸고 있는 검은 연기 때문에 건물의 형체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다.



 흰색 방연 마스크는 착용한 지 얼마 안 돼 분진과 온갖 유독물질 때문에 검게 변할 정도였다. 화재 발생 20여 분이 지나면서 서울시내 각지의 소방대가 출동해 본격적인 진화와 구조작업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정오를 지나면서는 불길도 잡히기 시작해 연기가 차츰 잦아들었고 불은 낮 12시46분 완전히 진압됐다. 오후 2시까지 구조대는 현장근무자 20여 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이들 중 지하 3층에서 구조된 4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했다. 부상자는 24명이었다.



 현장에는 화재가 진압된 지 몇 시간이 지난 뒤에도 유독가스 냄새가 사라지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지하는 인화성 물질과 자재 등이 들어찬 미로 구조라 인부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 진행 과정이라 소방장비도 없고 스프링클러 등 화재 대비장치도 설치되지 않아 초기에 불길을 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공사인 GS건설이 인부의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우레탄 발포작업과 용접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는지 여부를 집중해 캐물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치료 중인 현장인부들의 진술과 현장감식을 통해 당시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파악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영·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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