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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자판기를 팔아라’ FeDex-JA 국제무역창업대회

‘인도에 자판기를 팔아라’는 주제로 민사고 조현욱(왼쪽)·고성준군이 창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있다.




휴대정수기·마스크 자판기…참신한 아이디어 쏟아져

“여러분, 인도에서 그저 돈만 버는 사업에 투자하시겠습니까? 저희는 인도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을 시작하려 합니다. 바로 라이프 스트로(빨대 모양으로 된 휴대용 정수기) 자판기입니다.”(고성준·민사고2)



지난달 27일 서울광진청소년수련관에서는 ‘인도에 자판기를 팔아라’라는 주제로 ‘FeDex-JA 국제무역창업대회’가 열렸다. 대회에는 6개고교에서 10개 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인도에서 자판기를 활용해 판매할 제품, 시장 분석, 사업전략 등을 담은 사업 기획안을 만들어 심사위원들 앞에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대회장에서는 참가 학생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세련된 분석 표를 제시할 때마다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프레젠테이션 제한 시간 8분을 넘겨 준비해온 발표 내용을 미처 끝마치지 못한 학생들을 향해서는 위로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고교생들, 공익·기후·문화 고려해 제품 선정



 1위는 자판기 사업으로 인도인을 돕겠다는 공익적 시각에서 접근한 민사고 2학년 조현우·고성준 군이 차지했다. 조군은 “수질오염으로 마실 물을 찾지 못해 고생하는 인도인이 많다”며 “인도 서민들의 실생활을 개선시킬 수 있는 상품인 라이프 스트로를 값싸게 공급해줄 수 있는 자판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팀들은 인도의 기후·문화·종교적 특징을 고려해 자판기로 판매할 상품을 선정했다. 2위를 차지한 부산 부일외고 2학년 임민재·고근주 군은 ‘마스크 자판기’를 기획해 눈길을 끌었다. 인도에서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만큼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근거 삼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마스크 자판기를 홍보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인도를 상징하는 각종 문양을 새겨 넣은 마스크를 독특한 관광 상품으로 특화하면 투자 대비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3위에 입상한 대원외고 2학년 조혜인양과 주동범군은 먼지가 많고 후텁지근한 인도의 날씨에 착안해 ‘클린디아’라는 자판기를 떠올렸다. 클린디아는 동전을 넣으면 손이나 휴대전화를 쉽게 소독할 수 있는 서비스 자판기다. 조양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관공서 앞에 비치해 놓으면 격식을 차려하는 이들이나 관광객들이 자주 이용할 것”이라며 심사위원들을 설득했다.



 ‘발리우드’ 등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높은 인도인의 성향과 한류 열풍을 이용해 한국 드라마와 가요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주크박스 형태의 자판기를 판매하자는 아이디어나, 소득이 높아진 인도인들을 위해 고급 화장품을 판매하는 자판기를 설치해야 한다는 분석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회에서 1~3위팀은 이달 26~30일까지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 무역 창업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할 예정이다.

 

영어 실력보다는 콘텐트 중심으로 평가



 이날 심사는 고려대 윤영민 미디어학부 교수, 코카콜라 박주순 컨설턴트, 페덱스 한송이 기업홍보실장이 맡았다. 이들이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콘텐트다. 한 실장은 “인도에서 자판기로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창한 영어 실력, 세련된 발표 매너 등은 부차적인 조건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그는 “영어 실력은 What(무엇)과 How(어떻게)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며 “프레젠테이션에 앞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라”고 조언했다.



 국제 대회 경쟁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 날 선지적도 나왔다. 윤 교수는 “제한 시간 8분 가운데 5분 이상을 천편일률적인 시장 분석에만 쏟아부은 학생들이 많았다”며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돋보이게 설명하는 게 최우선 과제고, 분석은 이 상품을 매력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컨설턴트는 “국제 대회에서도 학생들의 개성과 아이디어가 더 많이 녹아있을수록 심사위원들 눈에 차별화되고 참신한 프레젠테이션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JA(Junior Achievement)=1919년 미국에서 설립돼 세계 119개국 청소년들에게 무료경제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국제 NGO 단체다. JA의 한국지사격인 JA Korea는 2002년 10월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설립해 운영 중이다. JA Korea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시장경제와 기업 경영 등에 관한 체험 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 52만 명의 청소년들에게 무료 경제교육을 실시했다.

 

● Fedex-JA 국제무역창업 대회=아시아·태평양 지역 청소년들에게 국제 무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기업가적 역량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글로벌 경진대회로 올해로 6회째다. 2007년 1회 대회에는 호주·홍콩·한국 3개국에서 총 9팀이 경합을 벌여 한국 학생이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한 바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 까지 한국 팀이 수상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 대회 1위팀에게는 4000달러(465만원 가량)의 상금이 주어진다. 2위 팀은 3000달러, 3위 팀은 2000달러를 받는다.



 대회 2일 전에 과제가 주어지면 사업 기획안을 만들어 심사위원들 앞에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한 뒤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국제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홍콩·일본·말레이시아·뉴질랜드·싱가포르·필리핀·태국·베트남 등 9개국에서 27개팀이 참여한다. 자세한 내용은 페이스북(www.facebook.com/KoreaITC)을 참고하면 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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