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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섬말나리’ 다 어디 갔니

울릉도 섬 한가운데 솟은 성인봉 정상의 턱밑에서 멸종위기 식물인 섬말나리가 집단으로 확인됐다. 6년째 섬말나리 생태를 조사하고 있는 경북대 임기병 교수는 “5년 전과 비교하면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사진 임기병 교수]
“섬말나리를 찾아라.”



경북대 조사단 6년째 연구

 지난달 13일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분지. 경북대 섬말나리 학술조사단(단장 임기병 교수)의 울릉도 탐사가 시작됐다. 화산 분화구인 나리분지에 1시간여 소나기가 쏟아진 뒤다.



 울릉도에 자생하는 섬말나리는 전 세계 백합과 100여 종 식물의 원시 조상에 해당한다. 백합과 계통도의 맨 아래에 있어서다.



 7월 중순은 울릉도 섬말나리가 나리분지와 성인봉 일대에 노란 꽃잎 6개를 활짝 펴보이는 시기다. 꽃 육종을 연구하는 임기병(50) 교수는 6년째 울릉도 섬말나리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 해마다 생태를 조사하고 염색체를 분석해 나리 육종의 기초자료를 만드는 중이다.



 너와집이 있는 나리분지 평원을 벗어나 성인봉 길로 접어들면 원시림이 시작된다. 아름드리 나무와 이끼·고사리, 온갖 야생화가 펼쳐진다. 섬말나리 자생지로 들어선 것이다.



 임 교수와 연구원은 등산로에서 벗어나 그동안 섬말나리가 관찰됐던 곳을 찾으며 숲 속으로 들어갔다. 섬말나리는 좀체 눈에 띄지 않았다.



 섬말나리는 백합과 식물 연구자들 사이에 유명한 꽃이 된 지 오래다.



 산림청은 1997년 섬말나리를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 제37호로 지정했다. 육종의 선진국인 네덜란드는 수년 전 교배를 시작했고, 특히 일본은 이 식물에 ‘다케시마 유리’(독도 백합이란 뜻)라는 이름을 붙였다. 임 교수는 “일본이 독도에 자생하지도 않는 꽃에 다케시마를 붙인 속내를 알기 어렵다”며 “섬말나리는 유전자원 보호는 물론 독도 주권 차원에서도 선제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릉도·독도의 식물을 오랜 기간 연구한 경북대 박재홍(56·식물분류학) 교수는 “일제 강점기인 1917년 울릉도 식물을 조사·정리한 일본 도쿄대의 나카이 교수가 섬말나리에 다케시마 유리라는 이름을 붙였다”며 “한때 일본이 울릉도를 다케시마로 불렀던 사실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성인봉으로 향했다. 울릉도 한가운데 솟은 해발 984m의 최고봉이자 섬말나리의 집단 서식지다. 정상을 500여m 남기고도 섬말나리는 보이지 않았다. 성인봉을 수도 없이 오른 김종두(64) 연구원은 “꽃이 져서 다른 식물과 구분이 어려워진 때문”이라고 일행을 위로했다.



 그때였다. 눈앞에 노란 꽃이 한두 송이 잇따라 나타났다. 성인봉 턱 밑의 군락지다. 섬말나리는 산 정상까지 올라야만 자신을 보여주려는 듯 등산로 가까이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임 교수는 “5년 전과 비교하면 개체 수가 너무 많이 줄었다”고 걱정했다. 대신 왕호장근 같은 식물이 세력을 확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팀은 그동안 염색체를 분석한 결과 섬말나리는 같은 종이면서도 개체 사이에 많은 변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염색체 지도를 보면 섬말나리가 지금도 활발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원시 자연이 남은 울릉도는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한 또 다른 갈라파고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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