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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14번째 금메달이 남았다 올림픽 ‘마케팅 종목’ 1위는 …

런던 올림픽 개막 후 1주일이 채 되지 않았던 이달 초.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민영환 마케팅 매니저는 한국 시간으로 깊은 밤에 쏟아져 나오는 경기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며 노심초사했다. 생각했던 만큼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영 박태환, 펜싱 남현희, 유도 왕기춘 선수와 같은 기대주들이 금(金) 소식을 들려주지 못했다.



기업들 손익 따지기 레이스

 민 매니저가 애태운 이유는 올림픽 경품 행사 때문. 세븐일레븐은 한국이 종합 7위 안에 들면 추첨을 통해 경차 모닝 11대를 주는 행사였다. 지난달 27일까지 이미 3만여 명이 응모한 상황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많이 따 경품을 주게 되면 손해일 것 같은데, 반대로 금메달을 못 따 안절부절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회사는 자동차를 지급하게 될 상황에 대비해 보험을 들었다. 경품 가격 1억2100만원의 약 70%인 8000만원가량을 보험료로 냈다. 만일 한국이 7위 안에 들지 못하면 고객에게 경품도 못 주고 보험료만 날릴 판이었다. 여기에 추가 비용도 든다. 7위 밖일 경우엔 응모자 3만 명에게 1000원씩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올림픽 중·후반에 메달이 쏟아지지 않았더라면 1억원 넘는 돈을 쓰고도 고객에게 자동차 지급을 못할 뻔했다”며 안도했다. 성적이 좋았던 덕에 8000만원가량 보험료만 내고서 고객에게는 그 1.5배 경품을 제공하고, 이에 더해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는 뜻이다.



 올림픽이 끝나고 기업들이 ‘정산 레이스’를 시작했다. 순위·결과에 따라 경품을 내걸었던 곳들이 손익 따지기에 한창이다.





 대체로 기업들의 표정은 밝다. 세븐일레븐과 비슷한 방식으로 금메달 13개 이상에 경차 ‘레이’ 10대를 걸었던 롯데슈퍼가 그렇다. 이 회사는 경품가의 60% 정도만 보험료로 쓰고 고객들에게 경품을 나눠주게 됐다.



 외식업체 토니로마스는 2만6950원짜리 ‘오리지널 베이비 백립’ 무료 쿠폰을 내걸었다. 금메달 10개 이상, 또는 종합 10위 안에 드는 조건이고, 7월 28일~ 8월 12일 매장에서 식사한 소비자들이 대상이었다. 결과적으로 토니로마스는 앞으로 2만3000개 오리지널 베이비 백립을 무료로 줘야 하게 됐다. 하지만 토니로마스는 “절대 손해가 아니다”라고 한다. 쿠폰을 받으려고 이미 토니로마스에서 식사를 한 데다 앞으로 쿠폰을 사용하려고 다시 매장에 들를 것이기 때문이다. 토니로마스를 운영하는 썬앳푸드 마케팅전략팀 원정훈 부장은 “토니로마스 테이블당 평균 고객 수가 3명”이라며 “무료 쿠폰을 쓰려고 다시 올 고객들이 쿠폰 말고 2인분 매출을 더 올려준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하이마트 역시 비슷하다. 1928명에게 약 1억2000만원에 이르는 포인트를 나눠줬다. 축구 때문이다. 8강에 진출하면 TV 구매 고객들에게 모델에 따라 4만~8만 포인트를 주기로 했던 것. 하이마트 측은 “포인트는 46인치 이상 고가 제품을 산 고객에게 돌아갔다”며 “이들은 앞으로 포인트를 쓰려고 재구매를 할 것이어서 포인트는 매출을 늘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 덕을 단단히 봤다. 손 선수를 에어컨 모델로 기용한 이 회사는 메달을 딸 경우 에어컨 구매 고객 3000명에게 50만원 상품권을 주기로 했다. 손 선수가 5위에 그치며 경품 지급은 불발됐다. 그러나 손 선수가 외신까지 타면서 마케팅 효과는 톡톡히 누리게 됐다.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도 올림픽 특수를 누렸다. 올림픽 기간 동안 전년 대비 접속자 숫자가 10% 이상 늘어나서다. 선수들의 미니홈피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 ‘2012올림픽스타’ 코너 덕을 봤다. 페이스북은 로그인해야 볼 수 있고, 또 친구로 등록되지 않으면 글을 보거나 남길 수 없다. 반면에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누구나 쉽게 들어가 볼 수 있다. 펜싱 오심 논란이 벌어졌던 지난달 30일 신아람 선수의 미니홈피에는 6만 명 이상이 방문해 격려와 위로의 글을 남겼다.



 올림픽 재미를 본 기업들이 있지만 가라앉은 경기 탓에 전체적인 이벤트 열기는 전만 못했다. 재보험사 코리안리에 따르면 런던올림픽과 관련해 재보험에 든 보험사는 4곳, 건수는 11건이었다. 이들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는 모두 5억5000만원, 최대 지급 보험금은 20억원이었다. 코리안리 측은 “경기 영향인지 15건 재보험이 접수된 2010년 월드컵에 비해 열기가 다소 식은 것 같다”고 전했다재보험이란 거액 보험금을 지급할 것에 대비해 보험사들이 드는 보험을 말한다.



 외신들은 런던 올림픽 공식 후원사 중에 삼성전자가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3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올림픽 스폰서 금메달은 삼성전자에 돌아가야 한다”며 “갤럭시 S3 스마트폰이 출시됐을 때 올림픽 게임이 시작되었다는 게 삼성전자에는 행운이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 S3는 올림픽 개막 공연에도 등장했다. 인류가 어떻게 발전했나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무대에 등장한 출연자들이 갤럭시 S3와 갤럭시 노트를 들어 보이며 인터넷과 소통의 기능을 담당하는 기기의 등장을 표현했다. 개막식 총괄 마틴 그린은 “개막식의 가장 특별한 부분을 삼성이 장식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획득한 메달 29개(금 13, 은 9, 동 7)의 79%인 22개(금 10, 은 6, 동 6)는 10대 그룹이 후원한 종목이었다. 이 중 현대자동차·SK·한화 그룹이 각각 협회장사를 맡아 선수단을 운영하는 양궁, 펜싱, 사격에서 8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이들 종목은 동호인이 많지 않고 올림픽 때가 아니면 관심도 사라지는, 소위 ‘비인기 종목’이다. 대기업이 나서지 않으면 소속팀이 없거나 제대로 된 후원을 받기 쉽지 않은 선수들이 상당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용우 사회본부장은 “대기업이 스포츠 단체를 맡아 운영하는 것 역시 중요한 사회공헌 중의 하나”라며 “특히 비인기 종목의 경우 마케팅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꾸준히 지원해 온 순수한 의미의 사회공헌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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