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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아, 어머니', 결승 좌절된 정재성의 애틋한 사모곡

표정은 담담했다. 하지만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금메달 약속을 지키지 못해 가슴 속으로는 펑펑 울고 있는 듯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정재성(30)의 꿈이 또 좌절됐다. 4년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런던올림픽에서도 남자 복식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정재성은 이용대와 짝을 이룬 남자 복식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용대-정재성조는 4일 영국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복식 4강전에서 세계랭킹 3위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에 1-2(21-17, 18-21, 20-22)로 역전패했다. 1세트를 따냈으나 장신의 덴마크조의 네트 플레이를 허용하며 2세트를 내줬다. 마지막 3세트에서는 듀스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이용대-정재성조는 5일 쿠킨키드-탄분홍(말레이시아)조와 동메달 결정전을 벌이게 됐다.

정재성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펑펑 울었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1회전(16강전)에서 패배하며 어이없게 탈락했다. 4년이 지나 런던올림픽에서 또 다시 눈물흘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탈락한 후, 정재성은 배드민턴 채를 놓았다. 그는 "컨디션은 너무 좋았는데, 코트에 들어가서 금메달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멸했다"고 회환을 털어놨다. 운동을 그만두고 암투병 중인 어머니의 병 간호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4형제 중 유난히 막내를 걱정하던 어머니였다.

정재성에 큰 버팀목이었던 어머니는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2009년 초 돌아가시고 말았다. 정재성은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약속했다. "다시 도전하고 싶지 않았던 올림픽에 다시 도전하겠다. 어머니가 그토록 보고싶어 하셨던 막내아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꼭 하늘에서 응원을 많이 해주시고 기도해달라. 꼭 금메달을 따서 어머니께 바치겠다."

그날 이후 정재성은 다시 라켓을 잡았다. 2009년 2월 상무에 입대, 정신력을 다잡고 새로운 각오로 시작했다. 정재성은 2011년 5월 10년간 연애를 해온 최아람(30)씨와 결혼식을 올리며 정서적으로 더욱 안정됐다. 연애 기간에는 가벼운 말다툼을 하거나 떨어져 있으면 신경이 쓰이는 점도 있었다. 또 주니어 대표 출신인 최씨는 대회가 끝나면 인터넷이나 TV로 경기를 챙겨 보고 간단하게 조언해줬다. 무엇보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방황할 때 격려하고 보듬어준 소중한 존재였다.

런던올림픽을 끝으로 정재성은 국가대표에서 은퇴한다. 출국 전 정재성은 오히려 "은퇴를 앞두고 있어 홀가분하다. 부담도 없다. 후회없이 코트에서 경기를 펼쳐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외면했다. 세계랭킹 1위로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으나 4강전에서 발목을 잡혔다. 3세트 마지막 포인트는 아웃되는 듯 했으나 코트 안쪽에 떨어지고 말았다.

온라인 중앙일보,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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