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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윤동주와 일본인 간수 사이엔 무슨 일이…

배낭을 꾸려도, 안 꾸려도 좋습니다. 멀리 떠나든, 집에 머물던 중요하지 않습니다. 본격 여름휴가 시즌,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하는 ‘이 달의 책’ 8월 주제는 ‘소설이 있는 휴가’입니다. 색깔과 무게가 각기 다른 신간 소설 세 권을 골랐습니다. 세상에 대한 눈을 키우고, 주변을 둘러보는 데 도움이 작품들입니다.


별을 스치는 바람 1·2
이정명 지음, 은행나무
292·304쪽
각 권 1만 2000원


윤동주는 스물아홉의 나이에 일본 후쿠오카 수용소에서 옥사했다. 그가 남긴 한 권의 시집은 10~20대 때인 젊은 날에 쓰인 것이다.

 그래서일까. 오롯이 청춘을 살았던 시인은 참혹했던 일제 강점기를 순결한 시어로 대변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한 그는 시대를 고발하기보다 문학적 치유를 꿈꿨다. 새삼 윤동주 문학관이 개관하고, 그의 일대기를 다룬 가무극이 제작되는 것은 지금 이 시대의 키워드인 ‘힐링’과 그의 문학 세계가 맞닿기 때문일 것이다.

 『별을 스치는 바람』도 그 연장선에 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윤동주가 죽기 전 수용소에서 보낸 마지막 1년을 그린 ‘팩션(fact+fiction)’이다. 이야기는 악마라고 불리는 일본인 검열관 스기야마 도잔이 의문사 하면서 시작된다. 사건을 맡은 간수병인 나(와타나베 유이치)는 살인범을 추적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윤동주가 사건에 연루된 것이 드러나고, 종국엔 그보다 더 거대한 음모가 얽혀있음을 눈치챈다.

 육체는 고문당하고 사상은 검열받았던 감옥에서 윤동주는 유일하게 별을 노래하는 사람이었다. 죽음이 드리운 형무소에서 그는 일본인 간수와 시를 주고받으며 문학적 교감을 시도한다. ‘서시’ ‘십자가’ ‘별헤는 밤’ 등 30여 편의 시는 광기 어린 간수를 다독이고 참회하게 한다.

 소설 중간중간에 실린 시는 윤동주가 어떤 배경에서 이 시를 썼을지 상상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역사추리소설인 동시에 윤동주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해설서이기도 한 셈이다.

 이정명 작가는 드라마로도 제작된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의 원작자다. 그림과 글에 이어 이번엔 문학을 다뤘다. 작가는 허구인 ‘문학’이 이긴 자의 기록인 ‘역사’보다 더 진실할 수 있다고 믿는다. 윤동주의 시가 어느 사가의 기록보다 그 암흑의 시기를 잘 그려낸 것처럼 말이다. 쉽게 읽히지만 울림은 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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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