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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사 성범죄’ 막을 자정노력 필요하다

산부인과 의사가 숨진 여성 환자를 한강 둔치에 버리고 달아난 엽기적인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들이 점입가경이다. 먼저 의사가 숨진 여성에게 처방한 약물이 최음제였을 가능성이 있고,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을 수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집중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다. 진상은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의사들의 성(性)윤리와 성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사에 의한 성범죄는 어제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대학병원 수련의가 잠든 여성 환자에게 마취제를 투여하고 성추행한 사건을 비롯해 2010년 광주에선 정형외과 의사가 여성 환자 10여 명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하고 성추행을 하는 등 언론에 보도된 사건도 드물지 않다. 대검찰청 통계연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의료인 성범죄사건이 250여 건에 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범죄 전력이 있는 의사들이 진료정지 등의 제재를 받지 않았고, 의료인 차원의 자체 자정 노력도 없었다.

 그러다 2일부터 시행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일명 ‘도가니 법’에 따라 성범죄로 벌금형 이상 형을 받은 의사는 10년간 의료기관에 취업할 수 없게 됐다. 이제 처음으로 직업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새 법에 따르면 진찰 시 신체 접촉이 필요할 때 의사는 반드시 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성범죄 등 형사범죄에 대한 의협 차원의 제재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환자는 의사 앞에서 노출과 신체 접촉을 허용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의사가 불순한 의도로 환자의 신체를 접촉하려 들면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다. 환자의 인권 보호와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사후 제재보다 의사 사회의 자정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도가니 법은 사후 제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법도 엄격히 시행돼야겠지만 이에 앞서 의협의 자정 노력이 실효를 거둬 성범죄 염려가 없는 진료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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